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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의 남미걷기

[김남희의 남미걷기]2012년 1월 16일 미투데이


사랑에 관한 한 나는 겁쟁이에 비겁한 자가 되어버렸다.
내 일상의 안락함과 내가 구축한 질서가 흔들릴까 두려워
성벽을 쌓아버렸으니. 겁도 없이 밀고 들어오는 네 힘으로도
어쩌지 못할 만큼 튼튼한 내 요새. 어떻게 해야 부술 수 있을까,
내 두려움의 성채를. 끝없이 피 흘리고 상처 입으면서도
용감하게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이들을 보면 부럽다.
살아간다는 건 결국 사랑하는 일일 텐데,
나는 어느새 내 곁의 구체적인 한 인간보다는
추상적인 인류 전체가 더 편해져버린 걸까.
치첸이사. 멕시코. 12/01/16 12:34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