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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의 똑똑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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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의 똑똑똑](30)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재인 정리 |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ㆍ“슬픔의 노무현 보내고, 희망의 노무현 맞는 추모가 됐어요” 5월이다. 이 땅의 사람들 중 5월이 각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이들이 많을 테지만 나 역시 그렇다. 별 볼일도 없던 촌놈, 가진 거라곤 마이크 잡는 재주밖에 없던 내 이름 앞에 지금은 많은 것이 놓여 있다. 깜냥도 되지 않는 내게 많은 분들이 무겁고, 과분하고, 부담스러울 정도의 사랑과 의미를 입혀주셨다. 굳이 따져보자면 2년 전 5월, 그날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내가 ‘아저씨’라고 부르는 그분이 떠난 그날. 나는 이젠 ‘슬픈 노무현’은 보내드리고 ‘기쁜 노무현’을 맞이하고 싶었다. 그래서 21일, 노란 바람개비가 마을어귀부터 사람들을 맞는 봉하마을을 찾았다. 6000명의 사람들 앞에..
[김제동의 똑똑똑](27)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정리 |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ㆍ“좋은 대학 못가면 죽는다는 건 사회가 심은 망상… 외로운 젊은이들, 두려워 마세요” 김제동 “제가 선생님 만난다니까 다들 일생의 영광으로 알아야 한대요. 전 선생님께서 제 이름 알고 계신 것도 신기하다니까요.” 백낙청 “젊은 사람들은 백아무개가 누군지 몰라도 (김제동도 만나고)운 좋다고 할 거 아니에요.”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1970년대와 80년대, ‘백낙청’은 진보적 지식인, 독재타도, 민주주의, 창작과비평 등과 이음동의어(異音同義語)였다. 현재 우리 사회의 골격을 이루는 40·50대는 청춘의 한때,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분으로 백낙청 선생(73·서울대 명예교수)과 고 리영희 선생을 주저없이 꼽는다. 그들의 ..
[김제동의 똑똑똑](25) 신영복 성공회大 석좌교수 정리 | 박경은 기자 ㆍ“길은 누가 여는 게 아니라, 여럿이 함께 가면 뒤에 생기는 것” 김제동 “선생님. 저 토크 콘서트 하면서 선생님이 하신 말씀과 비유를 허락도 안 받고 슬쩍슬쩍 인용해요.” 신영복 “저야 그러면 고맙죠.” 김제동 “특히 기억나는 게 윗집에서 아이가 뛰면, 올라가서 그 아이 얼굴을 보면서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 사주라고 하셨잖아요. 아는 아이가 뛰면 덜 시끄럽다고.” 신영복 “서로 알아야 저쪽의 언어로 우리 정서를 표현해 줄 수 있어요. 그게 소통입니다.” | 권호욱 선임기자 “좁은 독방에 해가 삐뚤게 들어오기 시작한다. 처음엔 점 하나 찍어놓은 크기였지만 그것이 점점 커지기 시작해 나중엔 신문지 크기로 커진다. 신문지크기만 한 햇빛을 맞을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2시간 정도다. 그러..
[김제동의 똑똑똑](20) 시인 정호승 정리 |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ㆍ“사악하고 불행한 시대… 그래도 믿음 버리면 안돼”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정호승의 시 ‘수선화에게’ 중에서. ‘울지 말라’고 했는데 울고 또 울었다. 외롭게 주저앉아 있던 내게 그는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고 위로했다. 그 시구는 나에게 죽비소리였고, 따스한 어머니의 손이었다. 내가 사랑하고, 이 시대가 사랑하는 시인 정호승(60). 읽으면 저절로 마음이 따스해지는 시를 쓰는 그를 서울 봉은사 절마당에서 만났다. 시인을 만나기에 딱 좋은 장소였다. 평소 가장 좋아하는 시..
[김제동의 똑똑똑](7) 희망제작소 박원순 변호사 정리 |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ㆍ“역사의 바른 편에 서 있는, 지금 제 자리가 좋아요” 박원순 변호사의 다이어리는 흰바탕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했다. 일과는 오전 7시30분부터 한밤중까지 이어졌다. 스케줄 많고 바쁜 사람들을 수없이 만나왔지만 이런 일정표는 처음이다. 가슴 포켓엔 볼펜이 한가득이고, 주머니란 주머니마다 서류뭉치와 메모쪽지로 채워진 복장은 바쁜 일상을 말해주고 있었다. 나처럼 매니저가 있는 것도 아닌데…. 박 변호사껜 죄송하지만 그분이 더 바빴으면 좋겠다. 바쁘면 바쁠수록 세상이 희망적으로 변할 일들이 더 많을테니까. 종로구 평창동 희망제작소 내 두 평 남짓한 작업공간은 ‘희망의 헤드쿼터’였다. 김제동은 “개천에서 용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송사리로 남아 개천을 ..
[김제동의 똑똑똑](4) 김용택 시인 정리 |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ㆍ“내 자식 귀하면 내 아이와 살아갈 아이들 관심 가져야”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섬진강을 보셨는지요.// 푸른 강물 하얀 모래밭/ 날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 섬진강가에서 서럽게 서 보셨는지요.// 해 저문 섬진강가에 서서/ 지는 꽃 피는 꽃을 다 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 강물에 져서 강물이 서러운/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김용택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일부 섬진강과 시인이 만나면 화학작용이 일어난다. 게다가 봄이라면? 잠이라도 줄여서 그곳에 가야 했다. 아쉽지만 시간 때문에 방배동 뒷산을 ‘접선 장소’로 택했다. 가벼운 트레이닝복과 운동화 차림이면 족했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
[김제동의 똑똑똑](1)소설가 이외수 화천 | 정리 이영경 기자 ㆍ“연예인이건 작가건 시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별’을 보러 갔다. 밤길을 달려 강원도 화천땅으로 갔다. 가는 길에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하늘엔 별, 화천땅에는 이외수가 있다’라고. ‘함께 가자’, 순식간에 팔로어-댓글 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그랬다. 젊은시절 젓가락을 던져 벽에 꽂고, 몇날 며칠 잠도 안자고 술을 마셨다는, 잘 씻지도 않았다는 기인. 방송 때문에 스치듯 뵌 적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마주앉아 보고 싶었다. 김태원, 김C, 윤도현 형이 ‘싸부’로 모신다고 자랑할 때 ‘나도 끼워줘’라고 칭얼댔다. 나에게 소설가 이외수는 마치 ‘담을 없앤 한옥’ 같은 느낌이었다. 과연 그랬다. 김제동씨가 23일 밤 강원 화천의 감성마을을 찾아 소설가 이외수씨를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