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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에 대하여
[광주일보 월요광장]고향의 슬픈 세계화
2011년 06월 06일(월) 00:00우리 시대의 농촌은 이제 더 이상 고향이 아니다. 고향의 사전적 의미는 ‘태어나서 자란 곳’ 혹은 ‘조상 때부터 대대로 살아온 곳’이니, 말 그대로 농경사회였던 우리의 고향은 대개 농촌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고향으로서의 농촌은 급격하게 붕괴되고 말았다. 눈빛과 피부색이 다른 이국의 여인들과 그의 2세들이 장터에 나와 국밥을 먹는다. 가난의 대물림이 국경을 넘어 우리 고향의 빈자리를 소외와 반인권으로 메우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러는 사이 황구나 똥개는 애완견들로 대체됐다. 도시의 자식들이 키우다가 늙고 병들자 고향으로 보내온 애완견들이 마을 마을을 누비고 다닌다. 고향의 부모님들이 국적도 알 수 없는 불우한 애완견들의 보모이자 호스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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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철의 풍경엽서
류철의 풍경엽서_여든다섯번째
웃는지도 또는 우는지도 모르는 이 시간의 숨죽인 고요 당신이 내 가슴에 걸어 두고 간 이 길고 긴 침묵의 소리 가을, 우포에서 _ 2011, 창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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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철의 풍경엽서
사진작가 류철님의 풍경 - 春泛若耶溪
幽意無斷絶(유의무단절) 그윽한 속마음 끝이 없어 此去隨所偶(차거수소우) 나에서 떠나면 만나는 대로 맡겨두라 晩風吹行舟(만풍취항주) 저녁 바람은 가는 배에 불어 花路入溪口(화노입계구) 배는 꽃길 따라 개울로 접어든다 際夜轉西壑(제야전서학) 밤이 되자 서쪽 골짜기를 돌아가 隔山望南斗(격산망남두) 산 저 너머로 남두성을 바라보네 潭煙飛溶溶(담연비용용) 못 속의 물안개 짙게 퍼지고 林月低向后(임월저향후) 숲 속 달은 낮게 뒤로 움직인다 生事且彌漫(생사차미만) 살아가는 일 장차 아득하니 愿爲持竿叟(원위지간수) 낚싯대 잡은 노인이 되고 싶어라 《춘범약야계(春泛若耶溪) 봄, 약야계에 배 띄우고/綦毋潛(기무잠, 唐나라)》 어제 鄭燮의 漢詩에 친구놈의 答詩를 들여다보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젊은 작가분의 사진이 생각나 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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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철의 풍경엽서
류철의 풍경엽서_여든여덟번째
그 희고 눈부신 것을 온통 이마에 받쳐들고 측백나무 하나 부러질 듯 벌서고 있는 어린 뜰 대책도 마련 없는 이 그리움의 적설량 폭설 - 복효근 대책도 대안도 없던 그날의 폭설 그저 먼 산 보고 입 벌린 채 내리는 만큼의 눈을 맞으며 그대 있는 곳에도 눈이 내릴까 어찌보면 참 가엾기도 한 걱정 하나 한계령 _ 2011, 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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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철의 풍경엽서
류철의 풍경엽서_여든여섯번째
언젠가 어느 하늘 아래에서 기적 같은 첫눈이 그대의 어깨 위로 소담스레.. 소담스레.. 내릴 때면 첫눈을 함께 하자는 당신의 마지막 바람을 끝내 지켜주지 못해 늘 한없이 미안했던 내 오랜 마음이 전하는 선물이라 여기곤 먼 곳에서 그대.. 잠시 하늘 올려보고 서서 야윈 웃음으로 나를 그만 용서해 주기를 용서 _ 2005, 한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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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에 대하여
[광주일보 월요광장]느림의 미학과 지리산학교
2011년 08월 01일(월) 00:00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만든 ‘지리산학교’가 어느새 7기 종강을 하고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지리산학교를 벤치마킹한 한라산학교가 2년 전에 만들어졌고, 경남 울주군에선 백무산 시인과 김수환씨 등이 ‘소호마을문화학교’를 출범시켰다. 그리고 최근 지리산권의 ‘구례 지리산사랑학교’와 ‘지리산학교 남원·함양’이 개교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광주의 무등산학교 소식은 들리지 않지만, 참으로 감동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리산학교를 모태로 한 파급효과가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독립적인 형태로 싹을 틔우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지리산학교는 여전히 실험 중이었지만, 지난 3년 동안 성과에 비해 실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보니 다소 부끄럽고 낯간지러운 것도 사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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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에 대하여
[낮은 목소리로]이정희와 이정희
강광석|전농 강진군 정책실장다음(daum)에 ‘이정희’를 입력하면 많은 ‘이정희’가 나옵니다. 대학교수, 현대무용가, 연극인, 스포츠 선수, 기업인 등 다양합니다. 흔한 이름이죠. 제 인생에는 이정희가 두 명 있습니다. 학생시절 같은 과에 이정희 선배가 있었습니다. 1학년 때, 한 시대를 풍미한 민중가요 ‘가야 하네’를 처음 가르쳐준 선배입니다. 그는 모르는 노래가사가 없었습니다. 그는 후배들에게 가사를 불러주는, 말하자면 가사 도우미였습니다. 가사 도우미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노래의 흐름과 분위기, 노래하는 사람의 감정상태까지 파악해 때론 축약하고, 때론 음률을 섞어가며 추임새처럼 넣는 고난도 기술의 소유자였습니다. 고향이 부산이었고 재수를 했던 것 같고 살집이 풍부하고 얼굴에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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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에 대하여
[낮은 목소리로]농민 울리는 비료값
강광석 | 전농 강진군 정책실장 며칠 있으면 3월입니다. 벌써 한 해 농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고추 모종은 하우스에서 잘 크고 있습니다. 논과 밭에 퇴비를 뿌리는 농민들도 있습니다. 보리를 간 농민들은 1차 웃거름을 주었습니다. 농기계 수리 센터에서 트랙터와 관리기를 손보는 농민들도 늘었습니다. 친환경 우렁이농법 신청도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직 겨울 뒤끝인지라 마을회관은 붐빕니다. 후보자들 자신이 직접 쓴 것 같지 않은, 출판기념회에 동원되었을 책들이 나뒹굴고 명함이 수북이 쌓여 한 인물이 다른 인물을 보고 마냥 웃습니다.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이곳 시골에도 거센 정치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라 말하는 민주통합당 후보와 ‘이제는 과거와 헤어져야 할 시간’이라 말하는 통합진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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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에 대하여
[낮은 목소리로]사람이 사람에게 복무하는 세상
강광석 | 전농 강진군 정책실장 사람에게 가장 치명적인 아픔은 외로움입니다. 외로움은 사람관계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한 인생이 칭찬도 배려도 위로도 없이 메마른 잎사귀처럼 나부끼다 누구의 눈물도 없이 진다는 것입니다. 올해도 수없이 많은 어르신들이 자식들 없이, 친·인척들의 무관심 속에 설을 보냈습니다. 전화는 왔는지, 제사비용이나 용돈은 받았는지, 매년 받던 내복은 도착했는지, 이것저것 걱정하며 까치설날 저녁 8시, 안방 불이 꺼져 있는 이웃의 집들을 오랫동안 지켜보았습니다. 동네 선배의 집이, 후배의 집이 홀로 계신 어머니의 찬 신음소리를 삼키며 정월 한풍을 견디고 있습니다. 아무도 오지 않았고, 겨울밤은 잠들지 못했습니다. 한방에서 예닐곱명이 살던 시절, 싸래기 가래떡을 해서 서로 엉겨붙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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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에 대하여
[낮은 목소리로]‘농민 시름’ 먹고 크는 한우
강광석 | 전농 강진군 정책실장 한 해가 가고 있습니다. 동네 앞 밭에서 배추는 한 해를 보내지 못하고 얼차려 받는 자세로 찬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지난해 배추파동에 놀란 정부가 한 포기 더 심기 운동을 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배추를 심은 농민은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그런 식으로 대파, 양파가 흙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요즘 시골에서 가장 어영부영 돈을 까먹는 것이 소입니다. 하는 일 없이 팽팽 놀면서 주는 밥은 어찌 또 그렇게 잘 먹는지 모릅니다. 소가 사료를 먹는 것이 아니라 사료가 소를 먹고 있습니다. 한우가 어찌된 일인지 양식만 먹습니다. 사료가 거의 100% 외국산입니다. 사료값은 국제 금융위기 이후 선물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올해만 30% 정도 올랐습니다. 내년 초 8% 인상될 요인도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