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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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향의 그림철학
[이주향의 그림으로 읽는 철학](28) 조르주 로슈그로스의 ‘꽃밭의 기사’
이주향 | 수원대 교수·철학 ㆍ무드는 감정을 방해한다 의 작가 정인경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등에 지고 태어난다고. 청춘이 지나간 자리에서 자신이 풀어낸 이야기를 돌아보면 살아온 날들이 정말 기적이지요? 살아온 날들의 기적 속에서 살아갈 날들의 기적을 믿으며 두려움 없이 뚜벅뚜벅 걸어갈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삶의 주인공이 아닐까요? 오르세 미술관전에서 크게 자리 잡고 있는 저 그림은 살아온 날들이 기적이었던 삶의 주인공, 바로 파르시팔의 이야기입니다. 제목이 ‘꽃밭의 기사’라고 되어 있는데, 신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쉽게 친숙해질 그림입니다. 저 그림은 남자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곱씹게 만드는 이야기, 파르시팔 신화를 그린 것입니다. 사내랄 수 있는 남자는 아무리 나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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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향의 그림철학
[이주향의 그림으로 읽는 철학](26) 클로드 모네 ‘임종을 맞는 카미유’
이주향 | 수원대 교수·철학 ㆍ삶과 죽음의 경계를 그리다 ‘별이 빛나는 밤’을 그리면서 고흐가 말했습니다. “테오, 내가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타라스콩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 하듯이 별들의 세계로 가기 위해서는 죽음의 관문을 통과해야 해.” 아마 그때 그는 이미 죽음의 그림자를 보았고, 죽음이 두렵지 않을 정도로 별들이 가까웠나 봅니다. 이번 오르세 미술관전에서 눈여겨보게 된 그림 중에는 직접적으로 그 죽음을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바로 모네의 그림, ‘임종을 맞는 카미유’입니다. 꿈처럼 모호하고 환상처럼 아련하기만 한 저 그림은 제목처럼 임종의 순간을 그린 것입니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맞고 있는 저 여인 카미유는 임종의 순간에 서른두살이었습니다. 세상에, 그리도 젊은 몸에 들이닥친 혹독한 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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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향의 그림철학
[이주향의 그림으로 읽는 철학](23)이 시대의 오르페우스, 임재범
이주향|수원대 교수·철학ㆍ귀스타브 모로의 ‘오르페우스’ 유디트의 손에 들려있었던 남자의 목은 참담하기만 했는데, 이름 모를 저 여인이 안고 있는 남자의 목은 침묵 속에서 고요하지요? 그는 자신이 죽었다는 사실조차 잊은 거 같습니다. 몸의 일부처럼 늘 지니고 다니며 연주했던 리라 속에 안치되어 있는 저 남자, 그 유명한 오르페우스입니다. 이상하지요? 나는 왜 ‘너를 위해’를 부르고, ‘여러분’을 부르는 임재범씨를 이 시대의 오르페우스라 느끼고 있는 걸까요? 오르페우스가 누군가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잃고 비탄에 잠겨 비탄의 노래만 부르다 마침내 슬픔 자체가 된 남자 아닙니까? 유리디케 없는 세상엔 슬픔밖에 없다는 듯 그는 슬픔의 노래 속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습니다. 눈치 채셨습니까? ‘너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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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의 똑똑똑
[김제동의 똑똑똑](30)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재인
정리 |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ㆍ“슬픔의 노무현 보내고, 희망의 노무현 맞는 추모가 됐어요” 5월이다. 이 땅의 사람들 중 5월이 각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이들이 많을 테지만 나 역시 그렇다. 별 볼일도 없던 촌놈, 가진 거라곤 마이크 잡는 재주밖에 없던 내 이름 앞에 지금은 많은 것이 놓여 있다. 깜냥도 되지 않는 내게 많은 분들이 무겁고, 과분하고, 부담스러울 정도의 사랑과 의미를 입혀주셨다. 굳이 따져보자면 2년 전 5월, 그날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내가 ‘아저씨’라고 부르는 그분이 떠난 그날. 나는 이젠 ‘슬픈 노무현’은 보내드리고 ‘기쁜 노무현’을 맞이하고 싶었다. 그래서 21일, 노란 바람개비가 마을어귀부터 사람들을 맞는 봉하마을을 찾았다. 6000명의 사람들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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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100년
[주영하의 음식 100년](3)1930년대 ‘가을 식객’ 사로잡은 추어탕
주영하|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ㆍ추어가 잡히는 가을 문턱에 개업…입소문 타고 손님, 구름 모이듯 1930년대 서울에는 세 곳의 추어탕집이 이름을 날렸다. 그 하나는 신설동의 ‘유명추탕’이다. 유명추탕에서 일하다 독립한 정부봉이 운영한 일명 ‘곰보추탕집’도 명성이 높았는데 안암교 근처에 있었다. 마지막 집은 지금의 헌법재판소 서북쪽 화동에 있었던 황보추탕집이다. 수필가 변영로(1897~1961)도 이 집의 단골이었다. 자신의 음주이력을 적어둔 이란 책에 황보추탕집은 어김없이 나온다. “윤(尹)빠에 못지않게 유명한 해정(解酊) 주점이 화동에 있었는데 일컫기를 황보추탕집이라고 하였다.” 지금 사람들 생각에는 추탕집이면 술집이기보다 밥집이 아니었을까 여기겠지만, 적어도 1980년대 이전 사정은 반드시 그렇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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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행복학교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31) 학교종이 땡땡땡
공지영 | 소설가ㅣ경향신문입력 : 2010-09-28-21:46:46ㅣ수정 : 2010-09-28 23:48:16 ㆍ“뭣이라! 누가 와? 오라고 해, 내 본때를 보여줄 것이여” 젊었을 때 한시를 공부하러 다닌 적이 있다. 그때 스승은 공자와 노자, 장자를 비교하면서 원래 기후가 춥고 산이 많은 지역에서는 먹고살기가 힘들어 무엇이든 손을 보아야 하고 바로잡아야 하고 규율을 엄격히 해야 하는 사상이 발전하는 특징을 가졌고, 기후가 온난하고 들이 넓어 먹거리가 풍성한 남쪽 지역에서는 나무 그늘에 앉아 명상을 하거나 아니면 모든 것이 다 제대로 될 터이니 가만히 있으라는 식의 사상들이 발전해 온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스승이 이렇게 단순히 이야기하셨을 리야 없지만 어쨌든 자연과 인간이 서로 밀고 당기며 서로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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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에 대하여
[낮은 목소리로]이정희와 이정희
강광석|전농 강진군 정책실장다음(daum)에 ‘이정희’를 입력하면 많은 ‘이정희’가 나옵니다. 대학교수, 현대무용가, 연극인, 스포츠 선수, 기업인 등 다양합니다. 흔한 이름이죠. 제 인생에는 이정희가 두 명 있습니다. 학생시절 같은 과에 이정희 선배가 있었습니다. 1학년 때, 한 시대를 풍미한 민중가요 ‘가야 하네’를 처음 가르쳐준 선배입니다. 그는 모르는 노래가사가 없었습니다. 그는 후배들에게 가사를 불러주는, 말하자면 가사 도우미였습니다. 가사 도우미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노래의 흐름과 분위기, 노래하는 사람의 감정상태까지 파악해 때론 축약하고, 때론 음률을 섞어가며 추임새처럼 넣는 고난도 기술의 소유자였습니다. 고향이 부산이었고 재수를 했던 것 같고 살집이 풍부하고 얼굴에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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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에 대하여
[낮은 목소리로]농민 울리는 비료값
강광석 | 전농 강진군 정책실장 며칠 있으면 3월입니다. 벌써 한 해 농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고추 모종은 하우스에서 잘 크고 있습니다. 논과 밭에 퇴비를 뿌리는 농민들도 있습니다. 보리를 간 농민들은 1차 웃거름을 주었습니다. 농기계 수리 센터에서 트랙터와 관리기를 손보는 농민들도 늘었습니다. 친환경 우렁이농법 신청도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직 겨울 뒤끝인지라 마을회관은 붐빕니다. 후보자들 자신이 직접 쓴 것 같지 않은, 출판기념회에 동원되었을 책들이 나뒹굴고 명함이 수북이 쌓여 한 인물이 다른 인물을 보고 마냥 웃습니다.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이곳 시골에도 거센 정치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라 말하는 민주통합당 후보와 ‘이제는 과거와 헤어져야 할 시간’이라 말하는 통합진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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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에 대하여
[낮은 목소리로]사람이 사람에게 복무하는 세상
강광석 | 전농 강진군 정책실장 사람에게 가장 치명적인 아픔은 외로움입니다. 외로움은 사람관계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한 인생이 칭찬도 배려도 위로도 없이 메마른 잎사귀처럼 나부끼다 누구의 눈물도 없이 진다는 것입니다. 올해도 수없이 많은 어르신들이 자식들 없이, 친·인척들의 무관심 속에 설을 보냈습니다. 전화는 왔는지, 제사비용이나 용돈은 받았는지, 매년 받던 내복은 도착했는지, 이것저것 걱정하며 까치설날 저녁 8시, 안방 불이 꺼져 있는 이웃의 집들을 오랫동안 지켜보았습니다. 동네 선배의 집이, 후배의 집이 홀로 계신 어머니의 찬 신음소리를 삼키며 정월 한풍을 견디고 있습니다. 아무도 오지 않았고, 겨울밤은 잠들지 못했습니다. 한방에서 예닐곱명이 살던 시절, 싸래기 가래떡을 해서 서로 엉겨붙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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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에 대하여
[낮은 목소리로]‘농민 시름’ 먹고 크는 한우
강광석 | 전농 강진군 정책실장 한 해가 가고 있습니다. 동네 앞 밭에서 배추는 한 해를 보내지 못하고 얼차려 받는 자세로 찬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지난해 배추파동에 놀란 정부가 한 포기 더 심기 운동을 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배추를 심은 농민은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그런 식으로 대파, 양파가 흙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요즘 시골에서 가장 어영부영 돈을 까먹는 것이 소입니다. 하는 일 없이 팽팽 놀면서 주는 밥은 어찌 또 그렇게 잘 먹는지 모릅니다. 소가 사료를 먹는 것이 아니라 사료가 소를 먹고 있습니다. 한우가 어찌된 일인지 양식만 먹습니다. 사료가 거의 100% 외국산입니다. 사료값은 국제 금융위기 이후 선물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올해만 30% 정도 올랐습니다. 내년 초 8% 인상될 요인도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