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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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철의 풍경엽서
사진작가 류철님의 풍경 - 春泛若耶溪
幽意無斷絶(유의무단절) 그윽한 속마음 끝이 없어 此去隨所偶(차거수소우) 나에서 떠나면 만나는 대로 맡겨두라 晩風吹行舟(만풍취항주) 저녁 바람은 가는 배에 불어 花路入溪口(화노입계구) 배는 꽃길 따라 개울로 접어든다 際夜轉西壑(제야전서학) 밤이 되자 서쪽 골짜기를 돌아가 隔山望南斗(격산망남두) 산 저 너머로 남두성을 바라보네 潭煙飛溶溶(담연비용용) 못 속의 물안개 짙게 퍼지고 林月低向后(임월저향후) 숲 속 달은 낮게 뒤로 움직인다 生事且彌漫(생사차미만) 살아가는 일 장차 아득하니 愿爲持竿叟(원위지간수) 낚싯대 잡은 노인이 되고 싶어라 《춘범약야계(春泛若耶溪) 봄, 약야계에 배 띄우고/綦毋潛(기무잠, 唐나라)》 어제 鄭燮의 漢詩에 친구놈의 答詩를 들여다보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젊은 작가분의 사진이 생각나 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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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향의 그림철학
[이주향의 그림으로 읽는 철학](41) 폴 세잔 ‘수욕도’
이주향 수원대 교수·철학 ㆍ스승을 거쳐, 스승을 넘다 음악도 발명이 아니라 발견이라면서요? ‘부활’의 김태원씨의 말입니다. 찬찬히 김태원씨의 태도를 살펴보면 그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을 체현하고 있는 진정한 멘토입니다.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진리는 발명이 아니라 발견입니다. 스승이란 진리를 파는 장사꾼도 아니고, 진리를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도 아닙니다. 스승은 스스로 진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력자입니다. 그런 점에서 스승은 산파와 같습니다. ‘나’는 스승의 도움으로 내 안의 진리를 발견하고 낳아야 합니다. 비슷하지 않습니까? 김태원씨가 자신의 제자들에게 보여줬던 그 태도! “내가 그대를 키운 것이 아니라 그대 자신이 스스로 일군 것이다. 나는 다만 그대 곁에 있었을 뿐!” 그대라는 늙은 말이 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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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에 대하여
[광주일보 월요광장]느림의 미학과 지리산학교
2011년 08월 01일(월) 00:00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만든 ‘지리산학교’가 어느새 7기 종강을 하고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지리산학교를 벤치마킹한 한라산학교가 2년 전에 만들어졌고, 경남 울주군에선 백무산 시인과 김수환씨 등이 ‘소호마을문화학교’를 출범시켰다. 그리고 최근 지리산권의 ‘구례 지리산사랑학교’와 ‘지리산학교 남원·함양’이 개교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광주의 무등산학교 소식은 들리지 않지만, 참으로 감동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리산학교를 모태로 한 파급효과가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독립적인 형태로 싹을 틔우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지리산학교는 여전히 실험 중이었지만, 지난 3년 동안 성과에 비해 실로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그러다보니 다소 부끄럽고 낯간지러운 것도 사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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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향의 그림철학
[이주향의 그림으로 읽는 철학](18)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
수원대 교수·철학 ㆍ완벽한 키스와 흰 보자기 사랑하며 사는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소통이 안 된다고 느낄 때, 말하지 않아도 아는 게 아니라 말이 통하지 않는 거란 사실을 새삼 깨달을 때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있지요? 그때 숨 막히는 연인에게서 돌아서십니까, 아니면 숨 막혀 죽어가며 죽어가는 관계를 계속 유지하십니까? 숨 막히는 사람의 무게는 지옥의 무게입니다. 내가 본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은 사랑이 숨 막히는 열정이 된 자의 사랑의 얼굴입니다. 보십시오. 한번 보고 나면 쉽게 잊을 수 없는 저 그림,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입니다. 열정에 이끌린 연인들이 둘만의 공간에서 완벽한 키스를 나누고 있지요? 그런데 그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들의 얼굴은 모두 흰 보자기에 싸여 있습니다. 미친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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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규의 길인생
[지리산 시인 이원규의 길·人·생](9) 남원의 ‘칼 만드는 여자 대장장’ 정길순
이원규 | 시인 ㆍ“시린 세상과 사람을 살리는 나만의 활인검 만들고 싶어”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이 무색하다 못해 처참한 시절이다. 칼은 언제나 위험하다. 그렇다고 아예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칼자루를 쥔 자의 정신 상태에 따라 애국자가 될 수도 있고 요리사가 될 수도 있는 반면, 위험천만한 망나니나 망국의 역적이 될 수도 있다. 일찍이 고려왕검의 제조명장 이상선 선생은 “왜놈의 칼은 사람을 죽이는 칼이지만, 고려의 칼은 나라를 지켜내고 사람을 살리는 칼”이라고 했다. 두꺼운 장갑을 끼고 화덕에서 붉게 달아오른 쇠를 꺼내 커다란 쇠망치로 내려치며 담금질하는 여자 대장장이 정길순씨. 강철을 마치 떡 주무르듯 해 부엌칼·생선회칼·꼬막칼·낫·도끼·작두·곡괭이를 만들어낸다. 그녀가 벼려내는 칼은 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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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의 음악편지
[이종민의 음악편지]흑백다방의 추억 한 자락
이종민 | 전북대 교수·영문학 ㆍ앙드레 가뇽의 ‘미완성 전주곡’ “하나의 아름다움이 익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하나의 슬픔과 하나의 고독도 함께 깊어져야 한다.” 김병종 화백이 진해 흑백다방과 그 주인장, “허명(虛名)에 허기진 적 없던” 자유인 유택렬 화백을 기리며 맺은 말입니다. 요즘 천안함 침몰 여파 때문인지 진해 시절의 모습들이 소용돌이로 떠오르곤 합니다. 그 중심에 ‘진해 문화의 등대’ 흑백다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955년 출생연도가 같아서일까, 폴 매카트니의 ‘흑과 백’(Ebony and Ivory)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과는 상관없이 고전음악만 들려주던 그곳이 그런 음악에 아직 익숙하지 못했던 그 시절에도 정겨웠습니다. 고전음악에 특별한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그곳은 만남과 휴식의 장소였습..
내가 좋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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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에 대하여
[낮은 목소리로]이정희와 이정희
강광석|전농 강진군 정책실장다음(daum)에 ‘이정희’를 입력하면 많은 ‘이정희’가 나옵니다. 대학교수, 현대무용가, 연극인, 스포츠 선수, 기업인 등 다양합니다. 흔한 이름이죠. 제 인생에는 이정희가 두 명 있습니다. 학생시절 같은 과에 이정희 선배가 있었습니다. 1학년 때, 한 시대를 풍미한 민중가요 ‘가야 하네’를 처음 가르쳐준 선배입니다. 그는 모르는 노래가사가 없었습니다. 그는 후배들에게 가사를 불러주는, 말하자면 가사 도우미였습니다. 가사 도우미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노래의 흐름과 분위기, 노래하는 사람의 감정상태까지 파악해 때론 축약하고, 때론 음률을 섞어가며 추임새처럼 넣는 고난도 기술의 소유자였습니다. 고향이 부산이었고 재수를 했던 것 같고 살집이 풍부하고 얼굴에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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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에 대하여
[낮은 목소리로]농민 울리는 비료값
강광석 | 전농 강진군 정책실장 며칠 있으면 3월입니다. 벌써 한 해 농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고추 모종은 하우스에서 잘 크고 있습니다. 논과 밭에 퇴비를 뿌리는 농민들도 있습니다. 보리를 간 농민들은 1차 웃거름을 주었습니다. 농기계 수리 센터에서 트랙터와 관리기를 손보는 농민들도 늘었습니다. 친환경 우렁이농법 신청도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직 겨울 뒤끝인지라 마을회관은 붐빕니다. 후보자들 자신이 직접 쓴 것 같지 않은, 출판기념회에 동원되었을 책들이 나뒹굴고 명함이 수북이 쌓여 한 인물이 다른 인물을 보고 마냥 웃습니다.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이곳 시골에도 거센 정치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라 말하는 민주통합당 후보와 ‘이제는 과거와 헤어져야 할 시간’이라 말하는 통합진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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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에 대하여
[낮은 목소리로]사람이 사람에게 복무하는 세상
강광석 | 전농 강진군 정책실장 사람에게 가장 치명적인 아픔은 외로움입니다. 외로움은 사람관계의 단절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한 인생이 칭찬도 배려도 위로도 없이 메마른 잎사귀처럼 나부끼다 누구의 눈물도 없이 진다는 것입니다. 올해도 수없이 많은 어르신들이 자식들 없이, 친·인척들의 무관심 속에 설을 보냈습니다. 전화는 왔는지, 제사비용이나 용돈은 받았는지, 매년 받던 내복은 도착했는지, 이것저것 걱정하며 까치설날 저녁 8시, 안방 불이 꺼져 있는 이웃의 집들을 오랫동안 지켜보았습니다. 동네 선배의 집이, 후배의 집이 홀로 계신 어머니의 찬 신음소리를 삼키며 정월 한풍을 견디고 있습니다. 아무도 오지 않았고, 겨울밤은 잠들지 못했습니다. 한방에서 예닐곱명이 살던 시절, 싸래기 가래떡을 해서 서로 엉겨붙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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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에 대하여
[낮은 목소리로]‘농민 시름’ 먹고 크는 한우
강광석 | 전농 강진군 정책실장 한 해가 가고 있습니다. 동네 앞 밭에서 배추는 한 해를 보내지 못하고 얼차려 받는 자세로 찬바람을 맞고 있습니다. 지난해 배추파동에 놀란 정부가 한 포기 더 심기 운동을 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배추를 심은 농민은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그런 식으로 대파, 양파가 흙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요즘 시골에서 가장 어영부영 돈을 까먹는 것이 소입니다. 하는 일 없이 팽팽 놀면서 주는 밥은 어찌 또 그렇게 잘 먹는지 모릅니다. 소가 사료를 먹는 것이 아니라 사료가 소를 먹고 있습니다. 한우가 어찌된 일인지 양식만 먹습니다. 사료가 거의 100% 외국산입니다. 사료값은 국제 금융위기 이후 선물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올해만 30% 정도 올랐습니다. 내년 초 8% 인상될 요인도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