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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흔적 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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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을 집? 모을 집(集)! 새해를 맞으면서 어른들께 세배도 못 드리고 벌써 두 번의 설날이 지나갔습니다. 코로나의 확산이 시작되던 작년의 설날과, 듣지도 보지도 못한 ‘5인 이상 사적 모임 집합금지 행정명령’으로 직계가족이라도 8인까지만 모일 수 있어 지나간 올 해의 설날입니다. 그렇게 친척이 많지 않아 예전에는 8인이라도 충분했는데 이젠 큰집의 직계가족만도 8인이 넘습니다. 물론 우리 가족도 8인이 넘었지요. 어차피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매번의 명절마다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일은 뜸해졌을 것입니다. 오늘도 코로나와 관련된 속보가 쏟아집니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는 여전하고 수도권과 부산의 유흥시설에 대한 영업금지 조치가 더해졌습니다. 룸살롱과 클럽 등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헌팅포차, 감성주점, 콜라텍, 무도장, ..
담배가게 아저씨를 위하여! 다만 흘러다닐 뿐, 흐르고 흐르다 보면... — 임실 담배가게 아저씨네에서
꽃이 있는 풍경(60)(2012.7.28) 주열이 저녁 챙기고 TV보며 마눌님 기다립니다, 충정로 어딘가 박시인님 공연이 있었다죠.. 지금쯤 뒤풀이가 한창일텐데 아마 내일 일찍 들어오시겠죠^^ 여러분들이 함께 하는 자리라 걱정은 않지만 늦는 남편 기다리는 아내의 심정 백 배 공감입니다. 남푠분들 일찍들 다니세요~ㅎ (2009년 7월 19일 괌, 사진에 히비스커스처럼 아내 마음 빨갛게 물들기 전에...)
꽃이 있는 풍경(59) - 백수일기(2012.7.27) 백수생활 한 달이 지납니다, 바쁘지도 않은데 여유란 놈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지 그리 쉽게 나타날 놈은 아니겠죠? 시인님들의 말씀처럼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외로움을 견디는 일, 스스로 더 높고 외롭고 쓸쓸해질 때까지 이 뜨거운 여름날들을 견디고 또 견디고‥ (2009년 9월 6일 화성 조암 멱우지, 마눌님 문자대신 백수일기라도 써야 할 터...)
꽃이 있는 풍경(58) - 시간을 세는 시간들 마지막 출근 후 2주가 지났습니다. 예전에는 속절없이 흘러만 가는 것이 시간인 것 같더니 이제는 초단위의 시간들조차 셀 수 있을 정도입니다. 아마도 조금은 느긋해진 탓이겠죠... 삶, 어디에든 엉겨붙어 이어져야는 것이지만 지금처럼 제 자리에서 봄을 기다리며 흘러가는 시간들을 세는 것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2012년 5월 28일 하동 박남준시인댁, 그간의 글들이 출근해서 마눌님께 문자로 보내는 것이었는데 매일을 마눌님과 같이 보내다 보니 글도 뜸해집니다. 하지만 저, 잘 지내고 있습니다~^^)
꽃이 있는 풍경(57) - 이제는 떠나야 할 때 '여기 이곳만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니 천만다행한 일이 아닌가?' 오늘字 아침편지에 소로우의 글이 소개됐습니다. 20여년, 제 스스로 가둔 틀을 이제는 깨고 뛰쳐나가야 할 때, 남은 이에게 떠나는 이의 뒷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겠습니까만 오늘 하루,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터... (2012년 5월 28일 하동 박남준詩人 댁, 시인님 삶에서 용기를 얻었고 시인님 댁에서 마지막 휴가를 마쳤습니다. '나는 고독의 친구, 방랑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라도 좋겠소', 그렇게 닮아라도 간다면...)
꽃이 있는 풍경(56) - 마지막 휴가 습관이 무서운 것이 보름을 쉬어도 회사만 출근하면 근육들은 긴장을 합니다. 직장인의 비애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일지라도 이제 제게 남은 긴장의 시간이래야 이틀 혹은 며칠... 보름간의 마지막 휴가는 꿈만 같았고 살 길은 여전히 아득합니다. 어쩌면 월급쟁이로서는 마지막일런지도 모를 긴 휴가를 다녀왔지만 풍경도, 회사도 사람 하나 빠진 자리는 아무런 표시가 나질 않습니다. 그럼에도 여러분들이 계시니 쉽게 좌절하거나, 쉽게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2012년 5월 12일 의왕 자연학습공원, 피고 또 저물고, 다시 피어날 봄날을 위해...)
꽃이 있는 풍경(55) - 남아있는 시간들 밤새 또 한 곳의 빈소가 더 꾸려졌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곳, 세상을 떠나시는 분들의 삶이 3일동안 세상에 남는 분들에게 재조명됩니다. 한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영원의 강에 닿기까지는 남은 시간들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랑만 하기에도 모자랄 시간들, 그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는 아침… (2012년 5월 23일 청주병원 장례식장, 담벼락 철망에 핀 이름모를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