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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영성의 뿌리, 유럽 수도원을 가다](하) 무소유 실천 ‘유럽의 예수’ 빈자를 [가톨릭 영성의 뿌리, 유럽 수도원을 가다](하) 무소유 실천 ‘유럽의 예수’ 빈자를 위해 다 버리다아시시(이탈리아) | 글·사진 조운찬 선임기자 sidol@kyunghyang.com 성인 베네딕토가 6세기 초 수도공동체인 베네딕토 수도회를 창설하면서 유럽 수도원은 시작됐다. 이후 유럽에는 ‘수도원의 시대’가 만개했다. 수도원은 가톨릭 영성의 중심이었고, 중세의 지식과 예술의 산실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수도원 생활이 위축되었다. 수도원의 규모가 커지고 부가 쌓이면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일부 수도원은 돈 많은 귀족과 영주들에게 팔려나가기도 했다. 십자군 전쟁과 같은 분열과 파괴도 수도원을 피해가지 않았다. 적잖은 수도자들이 전쟁에 참여했다. 해적들의 수도원 약탈도 자행됐다. 수도원 쇄신운동이 시작된 것은..
[가톨릭 영성의 뿌리, 유럽 수도원을 가다](중) 알프스 깊은 산 속에서 세상 떠받쳐온 상트 피에르 샤르트뢰즈(프랑스) / 글·사진 | 조운찬 선임기자 sidol@kyunghyang.com 1084년 프랑스의 신학교수 성 브루노(1035~1101)는 6명의 동료와 함께 ‘유럽의 심장’ 알프스로 향했다. 대주교가 되어달라는 지역 신자들의 바람을 뿌리친 뒤의 행보였다. 브루노 일행은 상트 피에르 샤르트뢰즈라는 알프스의 깊은 골짜기에 정착했다.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자신들을 격리시켰다. 노동과 기도, 묵상. 그들은 침묵 속에서 생을 마쳤다. 세계의 수도원 가운데 규율이 가장 엄격하다는 봉쇄 수도원 카르투지오의 시작이었다. 지난 17일 찾은 카르투지오는 프랑스와 스위스의 접경인 알프스 심산유곡에 자리해 있었다. 해발 1300m의 고지에 위치한 수도원 앞은 협곡이다. 뒤로는 ‘그랑 솜(Grand So..
[가톨릭 영성의 뿌리, 유럽 수도원을 가다]수도원 성당 제대 아래 김대건 신부 유해 오틸리엔 | 조운찬 선임기자 sidol@kyunghyang.com 독일 오틸리엔 수도원의 성당 제대(祭臺) 아래에는 한국 최초의 신부 김대건의 유해 일부가 안치돼 있다. 제대의 한쪽 귀퉁이에는 김대건의 전신상이 조각돼 있다. 오틸리엔 수도원이 김대건의 유해와 그의 전신상을 모신 것은 베네딕도 수도회와 한국의 밀접한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오틸리엔 수도원은 1909년 선교사 2명을 한국에 파견, 서울 혜화동에 베네딕도 수도원을 건립했다. 그러나 일제의 탄압으로 수도원 운영이 어렵게 되자 1927년 북한의 함경도 덕원과 중국 연길로 수도원을 옮겨 선교활동을 이어갔다. 한국전쟁 와중에서는 수도원을 경북 칠곡군 왜관으로 다시 옮겼다. 일제의 천주교탄압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한국에 파견된 베네딕도회 수도사 ..
[가톨릭 영성의 뿌리, 유럽 수도원을 가다](상) 기도와 노동, 베네딕도회 수도원 뮌헨 | 조운찬 선임기자 sidol@kyunghyang.com ㆍ수도사가 소·돼지 치고 바느질하는 자급자족 공동체 ‘가지 않는 길’을 묵묵히 걷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을 비워냈다. 가난은 일상이 되었다. 말 많은 세상에는 침묵으로 응대했다. 남들이 분노, 원망, 괴로움을 얘기할 때 그들은 희망과 평화를 갈구했다. 묵상과 기도, 노동. 삶은 단순했지만, 울림은 컸다. 수도승들의 영혼은 1500년 유럽 역사와 문화를 지켜낸 버팀목이 되었다. 그들의 삶터인 수도원은 마르지 않는 ‘영성의 샘’이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가 주관한 ‘가톨릭 영성 순례’(11월14~24일)를 따라가며 유럽 수도원의 심처로 들어간다. 독일 오틸리엔 수도원 수도사들이 지난 15일 성당에서 열린 저녁기도에서 성경 구절을 낭송하고 있..
국립공원관리공단, 가을단풍 대표적 탐방로 75곳 추천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설악산, 지리산 등 전국 국립공원의 단풍 시기와 단풍 감상에 좋은 대표적 탐방로 75곳을 추천했다. 설악산 국립공원은 10월 첫째 주부터 단풍이 시작돼 10월 18일에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계령~중청(7.8㎞, 5시간 소요), 백담사~중청(12.3㎞, 7시간 30분) 등 6개 탐방로가 단풍을 즐기기 좋다. 지리산은 10월 셋째 주부터 단풍이 시작돼 11월 초에 절정에 이른다. 피아골 직전마을~피아골 삼거리(8㎞, 3시간 30분), 뱀사골~화개재~반야봉(12㎞, 7시간) 등에서 단풍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내장산은 11월 첫째 주에 단풍이 가장 아름답다. 공원입구~내장사(3㎞, 1시간), 공원입구~백양사(1.8㎞, 1시..
[배우를 말한다]‘로맨틱 크라운’의 톰 행크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ㆍ밑도 끝도 없는 낙천주의가 우리를 구원할까 톰 행크스(55)는 미국식 낙천주의의 화신입니다. 파산하거나 사람이 죽거나 나라가 망해도 톰 행크스가 있는 한 영화는 해피엔딩입니다. 그가 (1996)에 이어 두번째로 연출한 영화 (원제 래리 크라운)이 18일 개봉합니다. 그는 이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와 함께 주연도 겸했습니다. 대형 마트의 직원 래리 크라운은 근무시간 중 상사의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습니다. 성실하고 유쾌한 태도로 ‘이달의 직원’에 여덟 번이나 선정된 크라운이었기에, 단지 고졸이라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을 겁니다. 아내에게 이혼당한 상태인 그는 세간을 내다판 뒤 학력을 높이기 위해 지역 전문대에 입학해 늦깎이 ..
[오늘]‘58년 개띠’와 드라마 오광수 | 엔터테인먼트부장나이 오십줄의 친구가 술자리를 마다하고 자리를 털며 일어났다. 드라마를 보러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출생비밀, 재벌과 신데렐라, 음모와 복수가 판치는 ‘막장드라마’라니…. 왕년에 그는 술자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나오던 친구였다. 그랬던 친구가 고백했다. 요즘 드라마 보면서 하도 울어서 ‘마누라’로부터 타박을 받는다고. 틀면 나온다고 해서 ‘수도꼭지’라는 별명도 생겼다. 그 자리에 있던 또다른 50대 여성이 “내 남편도 드라마 중독”이라면서 “요일별로 어떤 드라마를 하는지 줄줄이 꿰고 있다”고 했다. MBC 일일시트콤 의 중년사내 김집사(정호빈)는 극중에서 드라마 ‘광팬’이다. 그는 드라마 속의 세계가 마치 현실세계인양 일희일비한다. 최근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
삼척, 물같이 바람같이 흘러간 ‘나만의 해변’ 삼척 | 이로사 기자 ro@kyunghyang.com ㆍ옛 7번국도 따라 떠난 ‘삼척 바다여행’ 옛 7번국도를 따라 삼척을 달렸다. 이 길엔 지금 ‘낭만 가도’라는 새로운 이름이 붙어있다. 길 따라 크고 작은 항·포구와 해변들이 빽빽하다. 8월 둘째주 휴가의 절정기인데, 사람들은 전부 해운대나 경포대에만 모여있는 걸까. 자그마한 해변들은 한적했다. 바다 위론 기암괴석 갯바위가, 바위 위론 암석을 뚫은 낮은 소나무가 고고했다. 이 중 고포·신남·갈남·부남 네 곳의 해변을 추천한다. 혹 해변이 마음에 안 든다면, 옛 7번국도로 내달리다 내키는 데로 들어가 좋은 곳에 눌러 앉으면 될 일이다. 시작은 삼척 맨 아래 끄트머리에 매달린 고포해변. 여기부터 삼척항 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포해변은 강원도 삼척 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