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민 | 전북대 교수·영문학
“꿈길밖에 길이 없어 꿈길로 가니 그님은 나를 찾아 길 떠나셨네. 이 뒤엘랑 밤마다 어긋나는 꿈, 같이 떠나 노중에서 만나를 지고.” 자주 흥얼거리곤 하는 노랫말입니다. 김성태님의 서정적 선율도 좋지만 김안서 시인이 매만진 황진이의 시가 더 마음을 훈훈하게 해줍니다. 꿈속에서도 만날 수 없는 임에 대한 안타까운 그리움을 손에 잡힐 듯, 되뇌기 좋게, 그려주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때론 안타까움이나 그리움이 삶에 윤기를 보태주곤 합니다. 살면서 직면할 수밖에 없는 힘겨운 상황들이 그것들로 승화되거나 연결되지 못하면 분노와 규탄만이 난무하게 됩니다. 그 그리움과 안타까운 마음을 보듬어주는 것이 꿈입니다. 꿈이 없으면 삶이 삭막해진다거나 꿈이 삶의 원동력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 말일 것입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새마을 운동식 윽박지름은 절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루어진 꿈은 진정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북극성처럼 멀리서 방향잡이는 해주지만 닿을 수는 없는, 그런 것이 참된 꿈입니다! 꿈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첫사랑의 실패 빈도만 봐도 알 수 있는 일. 우리가 살아가며 쉽게 절망에 빠지지 않게 된 것도 바로 이 첫사랑의 좌절이라는 예방주사를 미리 맞아둔 덕분일 것입니다. 첫사랑을 아름답게 오랫동안 추억할 수 있는 것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고요.
지난 화요일 저녁 꿈속을 거닐었습니다. 해질 무렵부터 피어오르기 시작한 안개로 대학교정이 온통 몽유의 뜰로 변해버렸습니다. 운전하기에는 답답하고 위험했겠지만 소요하며 즐기기에는 그보다 더 환상적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 덕에 가로등을 역광 삼아 몽환적인 사진 몇 장 챙겼습니다. 불편함이 아름다움으로 이어지고 아름다움은 또 ‘치명적 여인’처럼 위험에 닿아있고, 삶의 도처에 아이러니와 패러독스가 숨어 있습니다. 그래서 시에 끌리고 예술에 매혹되는 것이겠지요. 그것 무시하고 ‘하면 된다!’ 윽박지르다 보면 먼지 풀풀 날리는 사막 그 황량한 언저리를 헤매는 꼴이 되기 십상입니다.
때론 안타까움이나 그리움이 삶에 윤기를 보태주곤 합니다. 살면서 직면할 수밖에 없는 힘겨운 상황들이 그것들로 승화되거나 연결되지 못하면 분노와 규탄만이 난무하게 됩니다. 그 그리움과 안타까운 마음을 보듬어주는 것이 꿈입니다. 꿈이 없으면 삶이 삭막해진다거나 꿈이 삶의 원동력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 말일 것입니다. ‘꿈은 이루어진다!’ 새마을 운동식 윽박지름은 절망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루어진 꿈은 진정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북극성처럼 멀리서 방향잡이는 해주지만 닿을 수는 없는, 그런 것이 참된 꿈입니다! 꿈을 이루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첫사랑의 실패 빈도만 봐도 알 수 있는 일. 우리가 살아가며 쉽게 절망에 빠지지 않게 된 것도 바로 이 첫사랑의 좌절이라는 예방주사를 미리 맞아둔 덕분일 것입니다. 첫사랑을 아름답게 오랫동안 추억할 수 있는 것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고요.
지난 화요일 저녁 꿈속을 거닐었습니다. 해질 무렵부터 피어오르기 시작한 안개로 대학교정이 온통 몽유의 뜰로 변해버렸습니다. 운전하기에는 답답하고 위험했겠지만 소요하며 즐기기에는 그보다 더 환상적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 덕에 가로등을 역광 삼아 몽환적인 사진 몇 장 챙겼습니다. 불편함이 아름다움으로 이어지고 아름다움은 또 ‘치명적 여인’처럼 위험에 닿아있고, 삶의 도처에 아이러니와 패러독스가 숨어 있습니다. 그래서 시에 끌리고 예술에 매혹되는 것이겠지요. 그것 무시하고 ‘하면 된다!’ 윽박지르다 보면 먼지 풀풀 날리는 사막 그 황량한 언저리를 헤매는 꼴이 되기 십상입니다.
이처럼 상반되는 것들까지 아우르는 상상력으로 자기 나름의 꿈을 좇는 젊은 예술인들이 전주한옥마을에는 여럿 있습니다. 최근 이곳이 ‘슬로시티’에 가입할 수 있었던 것도 약삭빠른 실용을 거부하며 ‘느림의 미학’을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이들 덕분일 것입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바지런하게 자신의 꿈을 좇고 있는 젊은 음악인 이창선의 대금 연주 하나 보내드립니다. 지난해 내놓은 음반 <꿈꾸는 소년>에 수록된 ‘천향’(天響)이라는 곡입니다. ‘하늘의 소리’ 혹은 ‘하늘의 울림’ 정도로 옮길 수 있을 텐데, 먼저 하늘나라로 간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 그들을 다시 만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대금과 피아노의 화음을 통해 잘 그려주고 있습니다.
대금으로 세상과 소통하기를 ‘꿈꾸는 소년’ 이창선은 조금은 투박한, 때로는 당돌해보이기도 하는 예인입니다. 그는 대금의 전통선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대중정서에 파고들기 위해 조금은 무모해 보이는 노력까지 아끼지 않는 열혈 청년입니다. 한국음악의 대표적 정서를 ‘한’과 ‘흥’으로 볼 때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후자에 더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자기 나름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대금 고유의 절절함을 바라는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이런 특색은 그가 이끌고 있는 ‘이창선의 대금스타일’ 활동내력이나 음반 <꿈꾸는 소년>에서도 금방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는 가야금이나 해금 등 전통악기보다는 좀 더 대중적인 피아노, 기타, 베이스, 타악 등과의 결합을 더 자주 시도합니다. 그렇게라도 해서 한국음악 하면 등부터 돌리는 이 땅의 젊은이들과 소통하려 하는 것입니다. 그가 일인용 음향기기까지 구입하여 한옥마을 이곳저곳에서 연주를 하는 것도 이런 꿈 때문일 것입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분명 실현이 쉽지 않은 꿈입니다. 하지만 꾸어볼 만한 꿈입니다. 바람이 있다면 소통 자체에 매몰되어 무엇을 소통할 것인가 하는 근본문제를 간과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이 곡 들으시며 이루지 못한 꿈, 새해를 위해 다시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가장 바지런하게 자신의 꿈을 좇고 있는 젊은 음악인 이창선의 대금 연주 하나 보내드립니다. 지난해 내놓은 음반 <꿈꾸는 소년>에 수록된 ‘천향’(天響)이라는 곡입니다. ‘하늘의 소리’ 혹은 ‘하늘의 울림’ 정도로 옮길 수 있을 텐데, 먼저 하늘나라로 간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 그들을 다시 만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대금과 피아노의 화음을 통해 잘 그려주고 있습니다.
대금으로 세상과 소통하기를 ‘꿈꾸는 소년’ 이창선은 조금은 투박한, 때로는 당돌해보이기도 하는 예인입니다. 그는 대금의 전통선율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대중정서에 파고들기 위해 조금은 무모해 보이는 노력까지 아끼지 않는 열혈 청년입니다. 한국음악의 대표적 정서를 ‘한’과 ‘흥’으로 볼 때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후자에 더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자기 나름의 독특한 음악세계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대금 고유의 절절함을 바라는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이런 특색은 그가 이끌고 있는 ‘이창선의 대금스타일’ 활동내력이나 음반 <꿈꾸는 소년>에서도 금방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는 가야금이나 해금 등 전통악기보다는 좀 더 대중적인 피아노, 기타, 베이스, 타악 등과의 결합을 더 자주 시도합니다. 그렇게라도 해서 한국음악 하면 등부터 돌리는 이 땅의 젊은이들과 소통하려 하는 것입니다. 그가 일인용 음향기기까지 구입하여 한옥마을 이곳저곳에서 연주를 하는 것도 이런 꿈 때문일 것입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분명 실현이 쉽지 않은 꿈입니다. 하지만 꾸어볼 만한 꿈입니다. 바람이 있다면 소통 자체에 매몰되어 무엇을 소통할 것인가 하는 근본문제를 간과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이 곡 들으시며 이루지 못한 꿈, 새해를 위해 다시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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