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지상 최대의 섹슈얼 프로젝트투어 리스트 The Tourist 감독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출연 조니 뎁, 안젤리나 졸리, 폴 베타니/ 개봉 12월9일 순진한 남자 프랭크(조니 뎁)는 실연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다. 기차 안에서 그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온 여자 엘리제(안젤리나 졸리)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우아하다. 베니스 호텔의 같은 방에 묵게 된 두 사람은 달 밝은 밤 발코니에서 키스를 나누고, 당연하게도 프랭크는 이 뜻하지 않은 로맨스에 대한 기대로 들뜬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엘리제에게는 또 다른 속셈이 있었다. 그녀의 예전 애인, 14개국에서 지명수배된 악명 높은 갱스터 알렉산더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프랭크를 이용한 것. 곧 프랭크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닫는다. 알렉산더뿐 아니라 알렉산더로부터 거액을 도둑맞은 또 다른 갱스터, 비밀요원 등이 모두 자신을 뒤쫓고 있었던 것이다. “<투어 리스트>는 지극히 우아하고 교양있는 여인이 그 어느 쪽의 미덕도 갖추지 못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러브스토리다.”(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정도가 비근한 예일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섹시한 남녀가 한 영화에서 만났다. 다시 말해 조니 뎁과 안젤리나 졸리가 <투어 리스트>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 엄청나게 섹시한 프로젝트가 성사되기까지는 약간의 난관이 존재했다. <고스포드 파크>의 줄리언 페로스, <유주얼 서스펙트>와 <발퀴리>의 크리스토퍼 매쿼리가 협업한 각본은 할리우드에서 내로라하는 빅 네임들이 모두 탐을 내는 프로젝트였다. 맨 처음 라세 할스트롬이 연출을 맡고자 했지만 결국 스케줄 문제로 하차한 뒤 알폰소 쿠아론과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타인의 삶>)가 차례로 끼어들었다. 남녀 주인공으로는 샘 워딩턴과 샤를리즈 테론이 거론되었지만 샘 워딩턴이 감독과의 ‘창조적 견해 차이’로 하차했다. 톰 크루즈가 <나잇 & 데이>와 <투어 리스트>를 두고 최종까지 저울질했던 일화도 유명하다(흥미롭게도 <나잇 & 데이>와 <투어 리스트>는 남녀의 역할이 바뀐, 거의 비슷한 내용으로 보인다). 하지만 끝이 좋으면 다 좋은 법. 최근 행보와는 정반대로 유약하고 머뭇거리며 소심한 남자를 연기하는 조니 뎁, 이제는 스크린에 등장하는 그 순간부터 관객의 시선을 완전히 장악해버리는 안젤리나 졸리의 랑데부에 모두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글 김용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