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병학 | 미술평론가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 빌딩 앞에 거대한 ‘철’인이 서있습니다. 철로 제작된, 키 72피트(22m), 몸무게 50t의 거인은 조너선 보로프스키의 ‘해머링 맨’이라고 불립니다. 이 거인은 제목 그대로 ‘망치질 하는 사람’입니다. 3t이 넘는 팔을 움직여 1분17초에 한 번씩 망치질 하는 동작을 합니다.
혹자는 이 조형물을 ‘노동의 숭고함’ ‘노동자에 대한 경외’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1979년 ‘노동자’란 제목으로 11피트 크기로 제작되어 뉴욕의 폴라 쿠퍼 갤러리에서 처음 소개되었지요. 따라서 ‘해머링 맨’은 ‘노동자’를 ‘뻥튀기’한 조형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1990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메세투룸 빌딩 앞에 세워진 ‘해머링 맨’이 최고의 거인(70피트)이었습니다. 하지만 12년 후 2피트 더 큰 해머링 맨이 흥국생명 앞에 세워져 세계에서 가장 큰 해머링 맨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흥국생명 앞의 해머링 맨은 메세투룸 앞의 해머링 맨보다 초라해 보입니다. 왜냐하면 메세투룸 앞의 해머링 맨은 넓은 광장에 세워지고, 흥국생명 앞의 해머링 맨은 고층빌딩 사이의 좁은 인도에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공공미술은 작품성뿐 아니라 장소성도 고려해야만 하는 이유를 ‘해머링 맨’이 잘 알려줍니다. 그래서 미술계에서는 똑같은 작품이라도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작품이 죽고 산다고 말합니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
조너선 보로프스키 <해머링 맨> 2002
혹자는 이 조형물을 ‘노동의 숭고함’ ‘노동자에 대한 경외’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1979년 ‘노동자’란 제목으로 11피트 크기로 제작되어 뉴욕의 폴라 쿠퍼 갤러리에서 처음 소개되었지요. 따라서 ‘해머링 맨’은 ‘노동자’를 ‘뻥튀기’한 조형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1990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메세투룸 빌딩 앞에 세워진 ‘해머링 맨’이 최고의 거인(70피트)이었습니다. 하지만 12년 후 2피트 더 큰 해머링 맨이 흥국생명 앞에 세워져 세계에서 가장 큰 해머링 맨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흥국생명 앞의 해머링 맨은 메세투룸 앞의 해머링 맨보다 초라해 보입니다. 왜냐하면 메세투룸 앞의 해머링 맨은 넓은 광장에 세워지고, 흥국생명 앞의 해머링 맨은 고층빌딩 사이의 좁은 인도에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공공미술은 작품성뿐 아니라 장소성도 고려해야만 하는 이유를 ‘해머링 맨’이 잘 알려줍니다. 그래서 미술계에서는 똑같은 작품이라도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 작품이 죽고 산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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