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민용 기자 vista@kyunghyang.comㅣ경향신문
ㆍ“스스로의 꿈을 어떻게 이뤄가야하는지 배워”
2000년 대안학교를 졸업한 1세대 졸업생들이 어느덧 30대가 되어간다. 10대 후반을 대안학교에서 보냈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얼마 전 출간된 <나? 대안학교 졸업생이야!>(글담출판사)에서 대안학교 졸업생 15명이 대안교육의 현실을 가감 없이 들려준다.
1990년대 후반 대안학교 진학생 가운데는 입시 위주 공교육이나 사교육의 압박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 대안학교를 택한 이들이 많았다. 현재 하자센터 사회적 기업 인큐베이터에 근무하는 김한성씨(산청간디학교 졸업)는 지방고교에 진학했다가 야간자율학습, 특수반 수업 등에 반감을 느끼고 “자신에게 몇 남지 않은 ‘출구’로써 간디학교를 택했다”고 했다. 그는 먼저 대안학교의 공동생활을 장점으로 언급했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시간을 동료 학생 및 교사와 함께 보내다보니 밀도 높은 인간관계가 이뤄지고, 이것이 훗날 사회에 진출했을 때 성장의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대안학교는 일반고교에 비해 학생들이 스스로의 잠재적 능력이나 미래의 진로를 모색하는 데 강점을 가진다. 공동생활 및 학생 스스로에 의한 자발적인 체험활동 등을 강조하다보니 학생 개인의 성격이나 재능이 드러날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KBS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한 개그맨 김진씨는 경주 화랑고 재학시절 소문난 악동이었지만 자신도 모르던 재능을 발견해 지원해준 교사들을 만나면서 개그맨의 꿈을 키우게 됐다.
스스로의 생활과 학습을 통제·조절하는 경험을 일찍 하게 되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서울대 자연과학부에 진학한 최지웅씨(담양 한빛고 졸업)는 “수업이 끝난 후 잠자리에 들기까지 모든 시간을 내가 스스로 결정하고 운영할 수 있었다”면서 “스스로를 조절하는 훈련이나 자기주도적 공부를 통한 학습에서는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대안교육은 입시공부에는 비효율적”이라고 잘라말했다. 그의 지적대로 대부분의 대안학교들은 일반 중등 교과목을 가르치기는 하지만, 입시준비에 치중하지 않기 때문에 대입 준비를 위해서는 학생 스스로 감내해야할 것들이 많다.
일찌감치 자유로운 결정권을 갖고 스스로 삶을 기획해온 대안학교 졸업생들은 대학 진학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데다, 대학에 진학했다 해도 일방적인 교육에 흥미를 못 느껴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최선률씨(이우학교 졸업)는 ㅎ대 상경학부에 합격했지만 매일 칠판만 바라보는 대학 수업에 실망해 자퇴했다. 대신 이벤트 연출 등 현장에 관심이 많아 한국방송예술진흥원에 입학했다. 최하나씨(금산 간디학교 졸업)도 뮤지컬기획학과에 진학했지만 스펙 관리에만 치중하며 대안학교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동료들에 실망해 유학을 떠났다. 그는 현재 영국 런던예술대학에 다니고 있다.
15명의 대안학교 졸업생들은 하나같이 힘주어 말한다. 세상에는 대안학교에 대한 편견이 여전하지만, 자신들은 대안학교를 통해 스스로의 꿈을 어떻게 이뤄가야 하는지를, 그리고 이를 위한 노력도 책임도 자신이 져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이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2000년 대안학교를 졸업한 1세대 졸업생들이 어느덧 30대가 되어간다. 10대 후반을 대안학교에서 보냈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얼마 전 출간된 <나? 대안학교 졸업생이야!>(글담출판사)에서 대안학교 졸업생 15명이 대안교육의 현실을 가감 없이 들려준다.
1990년대 후반 대안학교 진학생 가운데는 입시 위주 공교육이나 사교육의 압박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어 대안학교를 택한 이들이 많았다. 현재 하자센터 사회적 기업 인큐베이터에 근무하는 김한성씨(산청간디학교 졸업)는 지방고교에 진학했다가 야간자율학습, 특수반 수업 등에 반감을 느끼고 “자신에게 몇 남지 않은 ‘출구’로써 간디학교를 택했다”고 했다. 그는 먼저 대안학교의 공동생활을 장점으로 언급했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시간을 동료 학생 및 교사와 함께 보내다보니 밀도 높은 인간관계가 이뤄지고, 이것이 훗날 사회에 진출했을 때 성장의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대안학교는 일반고교에 비해 학생들이 스스로의 잠재적 능력이나 미래의 진로를 모색하는 데 강점을 가진다. 공동생활 및 학생 스스로에 의한 자발적인 체험활동 등을 강조하다보니 학생 개인의 성격이나 재능이 드러날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KBS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한 개그맨 김진씨는 경주 화랑고 재학시절 소문난 악동이었지만 자신도 모르던 재능을 발견해 지원해준 교사들을 만나면서 개그맨의 꿈을 키우게 됐다.
스스로의 생활과 학습을 통제·조절하는 경험을 일찍 하게 되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서울대 자연과학부에 진학한 최지웅씨(담양 한빛고 졸업)는 “수업이 끝난 후 잠자리에 들기까지 모든 시간을 내가 스스로 결정하고 운영할 수 있었다”면서 “스스로를 조절하는 훈련이나 자기주도적 공부를 통한 학습에서는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대안교육은 입시공부에는 비효율적”이라고 잘라말했다. 그의 지적대로 대부분의 대안학교들은 일반 중등 교과목을 가르치기는 하지만, 입시준비에 치중하지 않기 때문에 대입 준비를 위해서는 학생 스스로 감내해야할 것들이 많다.
일찌감치 자유로운 결정권을 갖고 스스로 삶을 기획해온 대안학교 졸업생들은 대학 진학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데다, 대학에 진학했다 해도 일방적인 교육에 흥미를 못 느껴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최선률씨(이우학교 졸업)는 ㅎ대 상경학부에 합격했지만 매일 칠판만 바라보는 대학 수업에 실망해 자퇴했다. 대신 이벤트 연출 등 현장에 관심이 많아 한국방송예술진흥원에 입학했다. 최하나씨(금산 간디학교 졸업)도 뮤지컬기획학과에 진학했지만 스펙 관리에만 치중하며 대안학교에 대한 편견이 가득한 동료들에 실망해 유학을 떠났다. 그는 현재 영국 런던예술대학에 다니고 있다.
15명의 대안학교 졸업생들은 하나같이 힘주어 말한다. 세상에는 대안학교에 대한 편견이 여전하지만, 자신들은 대안학교를 통해 스스로의 꿈을 어떻게 이뤄가야 하는지를, 그리고 이를 위한 노력도 책임도 자신이 져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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