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락 대안연구공동체 대표
스티브 잡스 덕분에 인문학이 다시 한 번 바빠졌다. 스티브 잡스 상상력의 바탕에는 인문학이 있었다는 소문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가 아니더라도 적잖은 이들이 인문학이 무한경쟁 시대, 창의적 사고의 원천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세계화, 정보화 시대의 경쟁력 강화에도 인문학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펼친다.
그러나 인문학의 대중화를 기치로 내건, 대안연구공동체가 생각하는 인문학은 좀 다르다. 스티브 잡스 식의 도구를 만드는 것을 넘어 스티브 잡스 식의 도구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은 인문학의 일부일 뿐이다. 아니, 어쩌면 그는 인문학을 오해하게 했거나 벼랑 끝에 내몬 장본인일 수 있다. 인문학의 본령은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대책 없이 경쟁에 내몰린 우리의 삶을 성찰하는 것이다.
대안연구공동체가 경향신문의 귀한 지면에 ‘21세기에 보는 20세기의 사상지도’를 연재하는 것은 뒤늦게 철 지난 사상가들에 대한 지식을 전파하려 함이 아니다. 우리의 핵심 관심사는 ‘삶’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의 삶은 혁명적으로 변화했다. 삶의 틀인 사회적, 경제적, 기술적 조건은 말할 것도 없고 자연적 조건까지 바뀌었다. 우리는 현 상황에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표피적인 풍요의 이면에 감춰진 불공정과 불의와 폭력과 야만을 직시한다. 그러면서 뭔가 근원적인 것이 뒤틀려 있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인문학의 대중화를 기치로 내건, 대안연구공동체가 생각하는 인문학은 좀 다르다. 스티브 잡스 식의 도구를 만드는 것을 넘어 스티브 잡스 식의 도구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은 인문학의 일부일 뿐이다. 아니, 어쩌면 그는 인문학을 오해하게 했거나 벼랑 끝에 내몬 장본인일 수 있다. 인문학의 본령은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대책 없이 경쟁에 내몰린 우리의 삶을 성찰하는 것이다.
대안연구공동체가 경향신문의 귀한 지면에 ‘21세기에 보는 20세기의 사상지도’를 연재하는 것은 뒤늦게 철 지난 사상가들에 대한 지식을 전파하려 함이 아니다. 우리의 핵심 관심사는 ‘삶’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의 삶은 혁명적으로 변화했다. 삶의 틀인 사회적, 경제적, 기술적 조건은 말할 것도 없고 자연적 조건까지 바뀌었다. 우리는 현 상황에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표피적인 풍요의 이면에 감춰진 불공정과 불의와 폭력과 야만을 직시한다. 그러면서 뭔가 근원적인 것이 뒤틀려 있다고 진단한다.
사상 지도 보는 법 화살표가 향하는 방향에 있는 사상가는 화살표가 출발한 곳에 있는 사상가의 영향을 받았다는 뜻. 화살표가 다른 사상가를 거쳐 오는 경우 그 사상가의 영향도 함께 받았다.
여기에는 20세기를 이끈 인문학의 책임도 없지 않으리라. 누군가, 인문학 외부의 개입이 없었다고도 할 수 없다. 인문학에 책임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고, 외부의 개입은 어떤 것이었는가. 그리고 이것이 어떤 경로를 거쳐 지금 여기 우리의 삶으로 연결됐는가. 이를 추적하고 재조명하고 가로 지르는 것, 이것이 우리 기획의 첫 의도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돼야 날갯짓을 시작한다고 했던가. 그렇다고 지난 세월만 돌아보고 있을 수는 없다. 현실에 굳게 발 딛고 서서 미래의 전망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 이 역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화두이기도 하다.
‘책과 삶’이란 지면에서 사상지도를 그리며 인문학의 향연을 펼치는 건 우연이 아니다. 알다시피 사상은 책이란 매개물을 통해 삶과 연결된다. 지난 세기의 사상가들을 다루는 이 연재물에서 이들 사상가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저작물들을 따로 소개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제도권의 소장·중견 학자들이 장기 기획의 핵심 필자로 참여하는 것도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이 연재는, 제도권에서 이미 사망 선고를 받은 인문학의 새로운 기운을 알리는 것이자 시민 인문학 운동의 전망을 가늠하는 시금석일 수 있다. 대안연구공동체가 이 기획에 맞춰 현대사상 6개월 연속 특강을 시작하는 것도 인문학에 새롭게 싹트는 기운을 제대로 살리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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