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철 사진작가
입추 지나 처서를 향해 달리는 여름, 이끼 푸르고, 물은 옥빛보다 더 옥빛같은 물색입니다. 가끔, 풍경을 대할 때마다, 어느 약속하지 않은 곳에서 우연히 당신과 마주친 듯합니다. 바라만 보다가 눈물 글썽이며 되돌아서야 하는, 숨이 멎을 듯한 마주침. 깊은 산을 오르다 나는 또 당신과 마주쳤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눈물 글썽이지 않겠습니다. 저 맑고 투명한 계곡의 절창에 흐린 눈을 씻고, 얇은 귀를 씻겠습니다. 엄벙덤벙한 시간들 벗어놓고, 첨벙첨벙 뛰어들고 싶은, 여기는 여름 오후3시. 강원도 횡성 발기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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