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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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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슬씨 “거대한 적 ‘대학·국가·자본’에 작은 돌을 던진 것”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ㆍ고려대 자퇴생 김예슬씨 인터뷰 “안녕하세요.” 지난 12일 오후 7시 경향신문사를 찾은 김예슬씨(24·여)는 밝게 웃었다. 대학 교정에 대자보를 붙이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지 한 달째. 세상으로 다시 나온 그의 손엔 「김예슬 선언」이라는 125쪽 분량의 작은 책자가 들려 있었다. 그는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 대학을 거부한다는 게 단순히 치기어린 행동은 아니었다”며 “대학생활 내내 스스로에게 던졌던 물음 중 일부가 대자보의 내용이고 더 많은 고민들을 책으로 담아봤다”고 말했다. “사실 답보다는 물음이 많은 책”을 썼다는 그와의 인터뷰는 경향신문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경제연구소(ERISS) 사무실에서 2시간 넘게 진행됐다. 그의 이야기는 차분했지만 때..
‘대학 거부’ 선언 김예슬씨를 만나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김예슬씨(24)지난달 10일 밤을 꼬박 새운 한 대학생이 눈이 수북이 쌓인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교정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정경대학 후문 게시판에 손으로 꾹꾹 눌러쓴 대자보를 붙였다. 정문 앞에서는 ‘오늘 저는 대학을 그만둡니다. 아니, 거부합니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대학 자퇴생 ‘김예슬’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됐다. 대자보는 떼어졌지만 그가 던진 문제 의식은 교정 울타리를 넘어 울려퍼지고 있다. 대학·국가·자본이라는 거대한 탑과 부딪친 작은 돌멩이로. 지난 한 달간 “놀라움과 감동,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는 김예슬씨(24)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12일 밤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
다음 카페 ‘김예슬 선언’에선 무슨 일이… 김민아 기자 makim@kyunghyang.comㅣ경향신문 ㆍ고려대생 김예슬씨 ‘대학 거부’ 선언 이후 ㆍ작은 ‘돌멩이’에“심장이 찔린 20대 “거짓희망, 한판 붙자”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더 많이 쌓기만 하다가 내 삶이 한 번 다 꽃피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리기 전에. 쓸모 있는 상품으로 ‘간택’되지 않고 쓸모 없는 인간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 이제 대학과 자본의 이 거대한 탑에서 내 몫의 돌멩이 하나가 빠진다. 탑은 끄덕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작지만 균열은 시작되었다.” 지난 10일 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 김예슬씨가 대자보를 통해 대학을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자발적 퇴교 선언, 아니 ‘인간 선언’이었다. 경향신문(3월11일자 1면) 보도로 이 사실이 알려졌고, 인터넷 ..
“한 인간의 삶을 건 행동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기를” 김민아 기자ㅣ경향신문ㆍ카페 개설자 심해린씨 다음 카페 ‘김예슬 선언’을 개설한 ‘꿈꾸는린’은 이화여대생 심해린씨(경영 3·휴학)다. 심씨는 여러 대학의 학생들이 모여 사회적 실천과 고전 읽기를 하는 ‘대학생 나눔문화’에서 김예슬씨와 고민을 함께한 사이다. “한 인간이 자신의 생을 걸고 피워올린 불씨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사그라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카페를 만들었다. 지난주 ‘ 앞에 교수님들의 양심을 묻습니다’라는 대자보를 이대와 고려대에 붙이기도 했다. “설령 김예슬씨처럼 대학 기득권을 던지지는 못하더라도, 지지건 비판이건 본인이 진리라고 생각하는 대로 말씀해주십시오. 그리고 진리라고 믿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주십시오”라고 외쳤다. 지난 19일 만난 그 역시 자발적 퇴교를 고민하고 있었다. 심해..
길 잃은 88만원 세대 온몸으로 ‘저항 선언’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ㆍ고대생 “자퇴” 대자보…“대기업 하청업체 된 대학을 거부한다”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10일 오후 서울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학 후문에는 장문의 대자보가 나붙었다. ‘자발적 퇴교를 앞둔 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 김예슬’씨가 쓴 전지 3장의 글에는 끊임없는 불안감과 경쟁만 조장하는 대학을 그만두겠다는 선언이 담겼다. 비싼 등록금과 취업난의 수렁에 빠져 있는 ‘88만원 세대’ 대학생의 이유 있는 항변이었다. 김씨는 자신의 세대를 “G(글로벌)세대로 ‘빛나거나’ 88만원 세대로 ‘빚내거나’ 그 양극화의 틈새에서 불안한 줄다리기를 하는 20대, 뭔가 잘못된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다는 불안에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20대”라고 표현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