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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선정 ‘가볼만한 농촌마을’](5) 뗏목·황토구들 체험 “더위야 가라”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 강원 인제 냇강마을

“앞사공 뒷사공 물조심하게…. 뗏목 타고서 술잔을 드니 설움이 다 풀어지네.”

백두대간의 지맥인 대암산(해발 1304m)이 병풍처럼 둘러서 안온한 느낌이다. 도도히 흐르는 소양강 상류의 인북천은 청량감을 더해준다. 칡소, 뒹소 등 크고 작은 폭포와 용늪 등 비경을 간직한 대암산 자락이 인북천에 닿는 지점에 고즈넉한 산골 농촌마을이 살포시 둥지를 틀었다.

강원 인제군 북면의 ‘냇강마을’을 찾은 피서객들이 뗏목타기 체험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 인제군 제공

이곳이 바로 뗏목체험으로 이름난 강원 인제군 북면의 ‘냇강마을’이다. 이곳을 찾으면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삶을 이어가는 산촌 주민들의 후덕한 인심에 감탄하며 먼저 속세에 찌든 마음의 짐을 덜어내게 된다. 물위를 미끄러지듯 서서히 흘러 내려가는 뗏목 위에서 들려오는 김창연 할아버지(70)의 구성진 ‘뗏목 아라리’ 소리는 향수를 자극하는 힘이 있다.

뗏목은 6·25 전쟁 때까지 이곳에서 이용했던 유일한 운송수단이었다. 냇강마을은 2005년 뗏목연구소를 설립, 소나무를 엮어 만든 뗏목을 복원해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부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뗏목 만들기, 뗏목 타고 냇강 건너기, 떼꾼 할아버지와 함께 뗏목 아리랑 배우기, 올챙이국수 만들어 먹기 등 주민들이 선보인 체험프로그램은 예약이 밀릴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주변에 남한 유일의 고층 습원지인 대암산 용늪을 비롯해 십이선녀탕, 신라 경순왕의 피서지였던 대승폭포, 백담사 만해마을 등 명소가 산재해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마을회관과 펜션에서 하루 80명가량 숙박이 가능하며 농가에서 민박을 하는 가족단위 체험객들도 많다. 예약 등은 이장(010-4242-4533)을 통하거나 홈페이지(http://wolhakri.go2vil.org)를 참조하면 된다.

■ 강원 평창 황토구들마을

강원 평창군 용평면 황토구들마을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주민으로부터 구들 설치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농촌진흥청 제공

강원 평창군 용평면 금당계곡 인근에 위치한 황토구들마을(http://goodeul.go2vil.org)을 찾으면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황토구들 사랑방에서 지친 몸의 피로를 풀 수 있다.

40여가구 90여명의 주민들이 한국 전통의 잠자리 문화인 구들을 테마화해 이색적인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들이 직접 벽돌을 쌓고 황토를 발라 만드는 ‘미니 아궁이’와 황토 아궁이 ‘가마솥 음식 체험’, 2박3일 일정의 ‘친환경 황토구들 집짓기’, 콩·수수·기장·팥 등을 이용한 ‘잡곡 콜라주’ 작품 만들기, 국궁을 배우는 ‘주몽의 후예 체험’ 등이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둔전평 농악의 발원지인 이곳 주변엔 금당계곡, 거먹소 등 자연경관이 빼어난 명소가 많은 데다 느릅나무부리를 이용한 느릅지기 국수도 맛볼 수 있어 4계절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경남 남해 해바리마을

경남 남해의 명물인 유자를 처음 재배하기 시작한 해(海)바리마을(http://haebari.go2vil.org)은 농촌과 바다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선 유자청 담기, 유자비누 만들기, 한밤중 썰물 때 횃불을 들고 나가 게와 낙지를 잡는 ‘홰바리’, ‘선상어부체험’을 비롯,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전통 멸치잡이인 ‘죽방렴 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피톤치드가 풍부한 편백림 속에서 삼림욕을 하며 맛이 깔끔한 유자차를 마시면 몸의 피로가 절로 풀리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 경기 양평 보릿고개마을

경기도 양평의 용문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보릿고개마을을 찾으면 이색적인 슬로푸드 체험을 할 수 있다.

가마솥 순두부 만들기, 보리개떡 만들기, 추억의 꽁보리밥 비벼 먹기, 감자·옥수수 등 농산물 수확 체험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수도권에서는 보기 힘든 5일장에 들러 간식거리를 장만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 시리즈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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