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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선정 ‘가볼 만한 농촌마을’](3) 느림·올레·둘레…길에서 찾은 여유

배명재 기자 ninaplus@kyunghyang.com

■ 전남 완도군 청산도

빨리 가려 해도 도저히 속도를 낼 수 없단다. 길이 험해서가 아니란다. 아름다운 풍광이 너무 많아 발길을 재촉할 수 없는 섬이 있다. 전남 완도군 청산도다.

청산도는 영화 <서편제>로 스타섬이 됐다. 돌담이 구불구불 이어진 황톳길이 주요 배경이 됐다. 등짐을 멘 아버지 유봉과 흰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은 의붓딸 송화, 북을 등에 멘 동호. ‘진도 아리랑’을 절창하며 언덕을 내려오던 그 길이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바로 그 옆에서 인기 드라마 <봄의 왈츠>가 촬영됐고, 그 세트가 그대로 서 있다.

21일 청산도 제1명품길로 알려진 제1코스 당리마을길을 따라 남녀 관광객이 걷고 있다. 바로 뒤편에 <서편제> 촬영지인 초가가 있다. | 완도군 제공

세월이 가도, 그저 우두커니 세월을 타지 않는 청산도. 그 ‘느림’이 바깥에 알려지면서 2007년 12월 아시아 첫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국제슬로시티연맹 관계자는 “섬 전체가 동화책”이라는 찬사를 보탰다. 그 섬에 ‘느림길’ 11코스가 나있다. 모두 더하면 42㎞다. 완도항에서 여객선으로 45분 거리다. 배가 닿은 도청항에서 1코스가 시작돼 시계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온다. 정식으로 걸으면 이틀이 걸린다. 하지만 ‘명품길’인 1·2·3·5·7코스만 잡으면 하루 동안 청산도의 멋을 전부 맛볼 수 있다.

1코스인 도청항~당리~화랑포길(5.7㎞)은 ‘제1명품길’로 통한다. 당리 입구에 ‘서편제길’은 봄엔 노란 유채꽃과 청보리, 가을엔 코스모스가 장관을 이룬다. 2코스인 화랑포 바윗길~읍리 앞개(2.1㎞)는 해안절벽을 따라 호젓한 숲길이 나있다. 3코스는 읍리마을 해변과 들길을 걷는 4.5㎞ 거리. 이엉으로 시신을 모신 초분(草墳), 고인돌 등을 볼 수 있다. 섬 전체가 보이는 범바위가 자리한 5코스(권덕리길 5.4㎞). 범바위 입구로 가다 보면 1년 후에 편지를 전해주는 ‘느린 우체통’이 보인다. 돌담길이 1㎞ 이상 이어진 7코스(상서리~동촌리 6.2㎞)도 인파가 몰린다. 예약은 홈페이지(www.chungsando.co.kr)를 참조하면 된다.

■ 제주 아홉굿마을

제주시 한경면 낙천리에 위치한 아홉굿마을(http://ninegood.go2vil.org)은 지친 심신을 달래는 곳으로 안성맞춤이다. 굿은 연못을 뜻한다.

이 마을엔 대장간 뎅이(틀)를 만드는 흙을 파내면서 생긴 굿이 9군데 있어 아홉굿마을이라 불린다. 연못, 의자, 보리음식, 풀무, 천연염색, 숲, 특산물, 전통놀이, 인심 등으로 또 하나의 ‘굿(Good)’을 만들어 냈다. 특히 마을 숲길에 설치된 1000개 의자는 누리꾼 공모를 통해 모양과 크기, 색상을 달리했다. 친환경 농산물로 만든 ‘올레꾼 도시락’과 ‘보리 버거’를 판다.

■ 전북 남원 달오름마을

전북 남원시 인월면에 위치한 달오름마을(http://dalorum.go2vil.org)도 가볼만하다. 지리산 둘레길 2코스(운봉~인월)와 3코스(인월~금계)가 만나는 곳이다.

동네이름은 인월리. 이성계가 활로 왜장을 쏘아 죽인 ‘피바위’가 있는 마을. 피서철 계곡 물놀이와 지리산의 빼어난 경관을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명상과 다도, 기체조를 배울 수 있고, 죽염·약초족탕, 맥반석 불가마 찜질방,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건강체험마을로 꾸며졌다.

박 바가지에다 온갖 산나물과 채소를 듬뿍 넣고 비벼먹는 ‘흥부잔치밥’, 죽염된장, 야콘즙 등을 별미로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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