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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선정 ‘가볼만한 농촌마을’](2) “정 듬뿍 찍어 드세요” 남도 맛고을

나영석 기자 ysn@kyunghyang.com

더위에 지친 심신을 추스르는 데에는 ‘먹을거리’만한 게 없다. 고즈넉한 나무그늘 밑에서 갓 만들어 낸 손두부에 시원한 동동주로 목을 축이거나, 직접 치즈와 피자를 만들어 ‘한입’ 먹어보는 기쁨. 그것은 멀리 있지 않다.

■ 전남 광양 도선국사마을

전남 광양시에 위치한 도선국사마을(http://dosun.go2vil.org)에선 백운산 자락에서 자란 다양한 농산물로 만든 농촌 음식을 맛보고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이 마을은 신라 풍수지리 대가인 도선국사(827~898)가 35년가량 이곳에 머물렀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전남 광양시 도선국사 마을 ‘매화랑 매실이랑’ 주인 오정숙씨(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찾아온 관광객을 상대로 매실음식 만드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 광양시 제공

풍수설은 이 마을이 선녀가 금을 탄다는 ‘옥녀탄금혈(玉女彈琴穴)’의 명당으로 전하고 있다. 혈의 중심에서 치솟는 ‘사또약수터’는 물맛이 뛰어나다. 시원하고 뒷맛이 깔끔해 다도에서 말하는 ‘최고 찻물’로 꼽힌다.

마을 안 ‘매화랑 매실이랑’에서는 매실을 이용하여 장아찌와 고추장 등 각종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주인 오정숙씨(45)가 지도하는데 다양한 매실음식을 만들어 가져갈 수도 있다.

파전과 해물칼국수, 산채비빔밥 등을 만들어 파는 곳도 있다. 먹을거리뿐 아니라 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풍광도 함께한다.

수백년된 느티나무와 팽나무 여러 그루가 햇빛을 가려 100여명이 동시에 앉아서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천연그늘’을 만든다.

민박집도 10여곳 있다. 하루 5만원 정도 한다. 인접지에 백운산 휴양림도 자리하고 있다. 이은호 마을 운영위원장(017-635-5159)

■ 전북 임실 치즈마을

임실 치즈마을(cheese.invil.org)에선 관광객들이 직접 우유를 짜고 치즈, 피자까지 만들어 보는 흥미 있는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임실 치즈마을은 1967년 벨기에 출신 지정환(한국이름) 신부에 의해 국내 처음으로 치즈를 생산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당시 찢어지게 가난했던 마을을 위해 지정환 신부가 생각해 낸 것이 ‘치즈’였다. 우유를 얻기 위해 산양 두 마리를 기르는 것으로 시작했다.

현재는 직접 우유를 짜서 치즈를 만들고, 만들어진 치즈로 피자를 만들어 먹는 이색 체험장이 운영되고 있다.

송아지에게 우유 먹이기와 치즈·피자 만들기 체험과 풀밭 썰매타기, 경운기 마을투어 등이 인기다. 이진하 마을 정보화위원장(010-3680-2890)

■ 전남 담양 삼지천마을

삼지천마을(www.slowcp.com)은 월봉천과 운암천, 유천 등 샛강 3개가 만나는 곳으로, ‘삼지내’로도 통한다. 이 마을은 천연기념물 제366호인 ‘관방제림’을 거쳐 소쇄원에 이르는 시원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주민들이 운영하는 ‘달팽이 학당’은 슬로시티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열고 있다. 고즈넉한 돌담과 고택, 길이 3.6㎞의 메타세콰이어길 등은 더위를 쫓기에 그만이다.

궁중 진상품으로 쓰였던 ‘창평쌀엿’ 만들기, 쌀엿으로 ‘창평한과’ 만들기, 죽염으로 장류 담그기 등을 할 수 있는 체험장이 있다.

‘죽림욕’을 즐기며 전통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는 즐거움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