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 매화에 춘설이 난분분했다고, 봄비가 또 그 매화 봉오리를 적셨다고
어느 날은 춘풍이 하도 매워 매화 잎을 여럿 떨어뜨렸다고
하여 매화 보러 길 떠났다 바람이 찬 하루는
허공을 쓸어 담듯 손을 뻗어 빈손을 움켜쥐어보며 종일 누워 있었다고 해야 하나 /
아니면 그저 한 순간과 다음 순간 사이의 빈틈에서 별똥별이 두 번이나 떨어졌다고 해야 하나
무슨 귀하고 애틋한 것이 지상에서 사라지는지 별똥별이
몸을 누이고 있었던 그 적막한 날의 客窓으로
한 번은 길게 또 한 번은 짧게 안으로 쏟아지듯 스러졌다고 말해야 할지 /
내가 알 수 없는 그 일이 여러 날 마음을 지그시 누르며
어릿어릿 사람을 아프게 했다고 할까/
내가 보낸 삼월은 그리하여 그늘도, 꽃도, 적막함도, 가파름도 함께였는데
삼월이 간다고, 괜히 봄비 내리는 저녁을 탓한다네
별똥별이 떨어진 그날 무엇이 내게로 와 사라진다 말할 건지
긴 저녁의 빗소리로 삼월을 마저 보내면 나는 또 누구의 눈앞에서 별똥별 같은 것이 되어 /
삼월이 아주 간다고 그렇게 말하며 스러지게 되는 걸까
내게 그리움이 찾아들었다고, 서러움이 다시 시작 되었노라고
알 수 없는 가파른 그 높이를 천천히 한 걸음씩 다 걸어가보아야 할 거라고
나는 내게 나지막이 밤하늘을 바라보며 그렇게 속삭일 뿐 - 조용미 詩 '봄 날은 간다'》
한바탕 열병을 앓고 난 듯 몸은 나른하고 생각은 안개속을 헤맵니다.
어제까지만 분노하기로 한 덕분인지 오늘은 한결 차분해졌구요.
세상이 어떻든 꽃은 한창이고 그러다 봄날도 갈 것입니다. 벌써요? 금방일 걸요^^
(2012년 3월 25일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버들강아지도 꽃입니까? 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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