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욱 | 건축가·일러스트레이터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가끔 궁금합니다. 은하계 밖은 얼마나 클지, 과테말라는 어떻게 생겼을지,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바다 밑은 어떤 곳일지 알고 싶은 것이지요. 물론 오늘날의 정보화 덕분에 실마리들은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체험한 것이 아니기에 그런 경험들은 피상적이기만 합니다.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가끔 궁금합니다. 은하계 밖은 얼마나 클지, 과테말라는 어떻게 생겼을지, 인간이 도달할 수 없는 바다 밑은 어떤 곳일지 알고 싶은 것이지요. 물론 오늘날의 정보화 덕분에 실마리들은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체험한 것이 아니기에 그런 경험들은 피상적이기만 합니다.
인공위성은커녕 비행기조차도 없던 시절, 우리 선조들 역시 세상을 상상했을 겁니다. 그리고 잘 알려진 대로 대지는 네모났고 하늘은 둥그랗다는 우주관을 마련했습니다. 그런 관념은 곧 건축으로 발전되어 방형 연못에 원형의 섬이 있는 구조를 갖는 수공간들이 생겨났습니다. 그 자체로서 우주를 대변하는 것이죠. 그리고 물가 근처에 작은 정자를 지어 관조하기를 즐겼습니다. 옛 선비들은 이곳에서 세상사의 덧없음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담양 명옥헌 원림의 작은 정자에 앉아 잠시 우주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우주 방향에서 단체관광객이 찾아왔습니다. 정보화 시대의 폐해란 바로 이런 것일 텐데, 어디서 이곳이 좋다고 들었겠지요. 그들은 세상에 태어나 관조라는 걸 한번도 안 해본 게 틀림없을 정도로 마구 떠듭니다. 나는 세상은 역시 시끄러운 곳이라고 느꼈습니다.
담양 명옥헌 원림의 작은 정자에 앉아 잠시 우주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우주 방향에서 단체관광객이 찾아왔습니다. 정보화 시대의 폐해란 바로 이런 것일 텐데, 어디서 이곳이 좋다고 들었겠지요. 그들은 세상에 태어나 관조라는 걸 한번도 안 해본 게 틀림없을 정도로 마구 떠듭니다. 나는 세상은 역시 시끄러운 곳이라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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