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길, 풍경을 둘러싼 빛들이 조금씩 환해지는 것을 어제서야 느꼈습니다.
퇴근길, 호수변 우리동네의 노을지는 빛들은 그 선명함과 화려함을 되찾는 것 같고
출근길, 과천터널을 벗어나면서 보이는 관악산에는 조금씩 봄의 기운이 싹트는 것만 같습니다.
춥지만 견딜수 있는 이유들이 하나둘 늘어갑니다.
(2011년 2월, 양재 꽃시장 - 뭔지는 몰라유, 아시는 분?)
퇴근길, 마눌님의 전화목소리가 심상치 않습니다.
꽃사진 올린다면서 공공연히 마눌님의 세례명을 써먹어서 그런가,
회사서 일안하고 딴짓한다고 그런가?
괜히 쫄아서 동네꽃집을 들러 꽃다발을 안겼습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모자간 전쟁의 유탄이 제게로 튄 것이더군요^^
졸업시즌입니다.
동네꽃집이 바쁘다 했더니 요즘 자주 듣게 되는 노래도 졸업노래입니다.
주변의 졸업생들에게 축하의 말 전합니다.
(2011년 2월 양재 꽃시장, 크로톤아녀유~ 지도 몰라유~)
이 사진 찍은 때가 지리산으로의 처음 발걸음이었습니다.
물론 조부의 고향으로, 학창시절엔 겁없는 산행으로
수차례 다녀오긴 했지만 상경한 다음엔 찾을 일이 없었으니..
그래도 푸근하고 정겨운, 그래서 故鄕인가 봅니다.
(2011년 7월, 구례방광마을 - 이 꽃이야 모르실 리 없을테고^^)
어둠은 당신의 숨소리처럼
가만히 다가와 나를 감싸고
별빛은 어둠을 뚫고 내려와
무거운 내 마음 투명하게 해/
어둠은 당신의 손수건처럼
말없이 내 눈물 닦아주고
별빛은 저 하늘 끝에서 내려와
거치른 내 마음 평화롭게 해/
땅위의 모든것 깊이 잠들고
아하~ 그 어둠 그 별빛
그댈 향한 내 그리움 달래어 주네
꿈속에서 느꼈던 그대 손길처럼
아하~ 당신은 그렇게도 멀리서
밤마다 내게 어둠을 내려주네
밤마다 내게 별빛을 보내주네《김현식노래 '어둠 그 별빛'》
(2012년 1월, 하동 일자르디노펜션 - 꽃이 아니라고 뭐라하지 마세요^^)
처가의 큰이모님 영면소식을 전해듣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열일곱 살 이후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지금 하려고 하는 일을
정말 할 것인가’ 끝없이 자문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05년 스탠퍼드대학 졸업식에서 이렇게 연설했다죠.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무엇인가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최고의 길입니다.”
2월14일 온 세상이 사랑으로 충만한 날,
달콤한 초콜릿대신 스티브 잡스의 얘기를 나에게 묻습니다.
(2011년 5월 창녕 우포늪 - 이 꽃은 또 뭐라 불러야는지?)
“너, 정말 힘들었구나…
네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그렇지?
처음엔 들어주기를 갈망하다가 이젠 지쳐서 화가 난 거구나.
그러니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니?”
자녀는 잘못을 저지르며 배우고 부모는 그것을 용서하며 배운다.
오늘字 고도원의 아침편지입니다.
퇴근시간 다 돼가는데 그 말들이 하루종일 맴돕니다.
여러분들의 하루는 혹 힘들지 않으셨나요?
(2011년 5월 창녕 우포늪, 이 쯤이야 다 아시겠죠?)
몸도 마음도 바쁜 시간들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늘 원없이 아무것도 안할 자유를 꿈꾸지만 산다는 것,
어느 한 순간도 그리 녹록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몸의 자유가 사치라면 마음의 자유라도 누려야 할 것 같은 오늘입니다.
꽃눈 숨어버린 가지마다 빗방울이 그리움처럼 맺힙니다.
(2008년 11월 강화 전등사, 꽃이 아니잖아? 금방 꽃망울 터트릴걸요^^)
꽃이 진다고 정말 지는 것이겠습니까,
사람이 간다고 영영 가는 것이겠습니까?
꽃도 사람도 그리움으로 남는 것,
꽃은 또 필 것이고 사람도 한 곳에서 다시 만날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아이들을 통해 이어질 것입니다.
가슴아프고 슬픈 일들 또한 지나갈 것입니다.
삶은 견디는 것, 오늘 하루도 기운냅시다^^
(2008년 11월 강화 전등사, 어, 오늘도 꽃이 아니네? 꽃사진 아직 많습니다^^)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러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나짐 히크메트, 류시화詩集'사랑하라 한번도..'中에서》
생명 그 자체가 축복인 것 같습니다.
지금 힘들고 어려워도 나중 일은 모르는 것,
모두들 기운냅시다. "으랏차차!"
(2005년 6월 수원華城, - 무슨 꽃? 당연히 모르쥬^^)
세상은 척박한 감성의 사막.
오늘도 저는 낙타가 되어 터벅터벅 불면의 모래언덕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얼마나 걸어야 이 목마른 사막은 끝이 날까요.
이 시간 깨어 있는 그대 머리맡으로 엽서를 보냅니다.
봄이 올 때까지는 우리 절대로 울지 말기 《이외수氏 오늘字 트윗글에서》
다시 올 봄을 기다리며 그리움으로 길 한 번 내어봅니다.
(2004년 10월 페루 쿠스코, - 어쨌든 꽃은 있는 거지요?~^^)
꽃 [김춘수詩]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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