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영기님께서 보내신 노컷뉴스 추천기사입니다. | ... |
| | '하늘 열차' 칭짱열차, 그것이 알고 싶다 | [칭짱열차 타고 티베트 가는 길 ①] 칭짱열차 내부 | | ※ 여름휴가로 다녀온 티베트 열차 여행. 티베트로 향하는 세계 最高의 고원을 유유히 달리는 열차, 이 안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세간의 화제인 칭짱 열차의 모든 것을 CBS 김필원 아나운서가 생생하게 전한다. 기사를 읽는 동안 여러분은 이미 프런티어!
(글 싣는 순서) ① 칭짱열차는? / ② 칭짱열차 밖 비경 / ③ 칭짱열차에서 만난 사람들 / ④ 칭짱열차 음식 퍼레이드 / ⑤ 관광객의 천국 티베트 ‘라사’
중국 칭하이(靑海) 고원과 시짱(西藏) 을 오간다 하여 붙여진 이름 칭짱 열차. 시닝에서 티베트의 수도 라사까지 들어가는 1,956km의 대 역사가 지난 7월1일에 완공됐다. '21세기 만리장성', '신 실크로드의 완성‘이라는 이 열차를 타려는 사람들로 청두역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9월 3일 일요일 6시 22분 발 T22次 1등석이 내 자리였다. 건강증명서, 티베트여행 허가서, 티켓. 승무원이 타자마자 이 석장부터 챙긴다.
◇ 칭짱 열차, 대체 어떻게 생겼지?
'침대칸이 있는 KTX', 이것이 칭짱 열차를 설명하기에 가장 가까운 표현일 것 같다. 4인 1실과 6인 1실의 침대칸과 48시간의 고원 대장정을 오로지 앉아서 가야만 하는 의자칸이 식당을 사이에 두고 양편으로 죽 이어진 칭짱 열차.
내가 탄 칸은 네 사람이 한 평 남짓 되는 곳에서 지내는 4인 1실, 소위 1등칸이다.
표를 끊을 때 알아두면 좋을 팁(tip). 4의 배수로 칸이 달라진다는 점과, 열차가 왼쪽으로 달리기 때문에 1층 침대인 3번, 7번, 11번…. 이렇게 이어지는 자리가 풍경을 보며 편안히 가기에 딱 좋다는 것. 단 이 법칙도 1등칸일 경우에 한한다.
◇사람이 죽었다는데…진짜로 산소호흡기 쓰니?
해발 5000미터가 넘는 탕글라 고원지대를 달리는 탓에 호흡 곤란으로 사람이 몇 명 죽었다느니, 어디가 탈선했다느니 하는 소식을 출국 전에 접했었다.
여행 세 번째 날 마지막 날 아침에 산소호흡기로 쓰라며 튜브를 각 방으로 배달해주었다. 그렇지만 뜯지도 않고 기념품으로 삼아 귀국했다. 침대 머리맡에 산소호흡기를 사용할 수 있는 잭이 설치돼있었는데 사용한 사람을 보지 못했다. 열차 안에 계시던 거동 불편한 할아버지(일흔이 넘었을 것으로 느껴지는)도 여행 무사히 잘 마치셨다.
단 가장 높은 곳을 지난다는 방송을 들었을 때쯤 머리가 띵해지는 느낌은 받았었다. 사실 공항에서 고소증에 효험이 있다는 약까지 사들고 갔지만 결국 고스란히 집에 가져왔다.
◇ 잠은 잘만 해?
다소 놀랍게도 들리겠지만 남녀 구분 없이 네명이서 무조건 한방 배정이다. '칙칙폭폭' 규칙적으로 들리는 소음과 미국인 아저씨 코고는 소리 때문에 첫날 잠을 설쳤으나 그 다음날부터 잠 잘 잤다. 적응하기 마련이다.
48시간 동안 샤워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알아두시라. 그리고 세면실과 화장실을 각 량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지저분해 진다는 것. 깔끔떠는 것은 포기하고 털털한 중국 아줌마로 가면을 바꿔 쓰시라. 신고 벗기 편안한 슬리퍼와 바로 자다 부스스 일어나 식당칸도 갈수 있는 편안하고 부담 없는 옷을 꼭 준비할 것.
◇ 한번도 안 서?
기차는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세 번정도 정차한다. 열일곱시간만에 서는 처음 서는 곳은 간수성의 란저우. 중간에 한번, 가장 높은 곳에서 또 한번 모두 세 번 서는데 정차시간은 10분 남짓.
사진 몇 장 찍고 있으면 얼른 타라고 야단이다. 식재료를 보충하는 것도 정차 이유 중 하나였다.
담배피우는 요리사 아저씨, 오이 먹는 중국인 아저씨들을 구경하시라. 그리고 그사이 열차안에서 사귄 친구와 기념사진 찍고 과일 사기에 딱 좋은 시간이다.
◇ 사진 찍을 수 있어?
경치를 찍는 건 문제없다. 복도에 간이의자까지 있어서 좋은 자리 잡아 찰칵찰칵 찍기 좋다. 각 량마다 현재기온, 습도, 해발을 표시하는 기계들이 있는데 이런 열차 내부는 못 찍게 한다. 그러나 차장과 친해지면 금세 알 수 있다. ‘칭짱 열차 안에서 안되는 게 어딨뉘!’
◇ 휴대전화 충전 가능해?
물론! 각 방마다 110V와 220V 콘센트가 있다. 그렇지만 한 개밖에 없어 나눠 써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러나 복도나 세면실에 콘센트가 있어서 휴대전화나 카메라 배터리 충전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열차 안에서 한동안 전화통화는 불가능했다.
◇ 안 지루해?
기차여행을 많이 해본 사람들이 묻는다. "안 지루해?" 당연히 지루할 줄 알고 한국의 베스트셀러 몇 권 챙겨갔지만 들여다 본 적 한번도 없다.
초반에는 좀 쉬는 게 좋다. 나중엔 눈동자를 깜박이고 싶지 않을 정도로 본격적인 비경이 펼쳐지니까.
론리플래닛 티베트편도 이때 좀 읽어 놓고 방마다 놓은 칭짱 철도 관련 브로셔를 탐독하면서 예습도 좀 해놓고. 열차에서 파는 기념품도 사고 이쪽에서 저쪽까지 다니며 각 량마다의 풍경도 좀 보고. 이때 사귀어 놓은 사람, 티베트 외국인 바에서 다 만난다. 마흔 여덟 시간 동안 착하게(?) 살 것.
◇ 안 챙겨 가면 후회하는 것도 있어?
카메라와 망원렌즈. 열차 안에서 만났던 사람 중에 사진기 안 가져왔다는 홍콩 아저씨가 제일 안돼 보였다. 티베트에서 오래도록 머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들판 사진은 덜 찍어도 된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면 모든 사진은 열차 안에서 다 찍어 두는 것이 후회가 없다.
지금도 후회되는 건, 디지털 카메라에 좀더 익숙해져 있을 걸 하는 거다. 내가 가져간 흔히 쓰는 작은 디카는 열차 안에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열차가 흔들리더라도 찰칵찰칵 잘 찍히는 사진기가 아니면 도움이 안 된다는 거.
그러니 욕심을 좀 부려서 좋은 카메라 가져가도 후회 안하고, 기왕이면 망원 렌즈도 가져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그럼 대대로 물려줄 사진 분명 나온다. 멀리서 본 산양. 가까이 좀 당겨서 봤음 얼마나 좋았을까.
튜브형 화장품은 가져가지 말자.
둘째 날 세면실 앞에서 튜브형 화장품 뚜껑 열었다가 3분의 2를 다 써야 했다. 흘러나오는 내용물 주체 할 수 없다. 기압 때문인 듯했다.
휴지, 휴대용 칼, 시계, 컵라면. 가면 갈수록 화장실 상황이 안 좋아 진다. 간혹 휴지가 없는 경우도 생긴다. 깎아 먹고 싶은 과일이 무척 많을 것이다. 과도로 쓸 수 있는 여행용 칼은 필수.
휴대전화는 로밍해도 소용없다. 아예 먹통이 된다.
열차 안에서 시계를 발견하기 어려우니 꼼꼼하게 준비하고 싶다면 챙겨라.
식당 음식이 무척 먹을 만하지만 재미로 먹을 간식 거리정도는 미리 준비하면 유용하다. 옆자리에서 시종일관 호박씨를 까먹는 아저씨가 너무 부러웠다.
※ 김필원 아나운서는 CBS 음악 FM(93.9 MHz) '김필원의 FM매거진'(월-일 06:00 - 09:00)을 진행하고 있다.
승인일시 : 2006-09-26 오전 10: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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