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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사 여행스케치

[오기사의 여행스케치]공간의 프레임 - 오사카

오영욱 | 건축가·일러스트레이터



도시는 카페로 뒤덮여 있습니다. 시민들은 저마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카페를 찾아 커피를 마시러 갑니다. 카페를 고르는 취향과 더불어 선호하는 자리를 보면 각자의 성향이 드러납니다. 일설에 의하면 한국인들은 구석자리를 좋아하고 중국인들은 중앙의 자리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위치가 어떻게 됐든 좁은 자리를 좋아하나 봅니다. 대개 다닥다닥 붙어 앉아서 자기의 일들에 열중합니다.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는 목소리도 작아지고 공간은 차분한 분위기가 됩니다. 일본에서 나의 선택은 ‘창가’의 ‘좁은’ 자리였습니다. 창가를 좋아하는 이유는 당연히 밖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거리의 귀여운 일본 여자아이들에게 관심이 있었습니다.

마침 오사카 시내의 2층 카페 창밖으로는 횡단보도가 보였습니다. 2분마다 한 번씩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두 시간여 동안 창밖을 응시하며 가끔씩 낮게 읊조렸지요.

“가와이(귀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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