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욱 | 건축가·일러스트레이터
고대 삼국시대의 원형을 지닌 절이 아니라면 탑은 보통 한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이런 비대칭의 오묘한 긴장감은 자칫 썰렁할 수도 있는 마당을 무형의 공간언어로 가득 채워줍니다. 즉 마당만 있으면 그곳은 단순히 둘러싸인 공간이지만, 그 중간 어딘가에 놓인 탑 덕분에 마당은 다시 탑을 에워싼 공간이 되는 거지요. 탑에서 멀리 떨어진 곳은 자연스레 사람들의 통로가 됩니다.
현대의 건축에서 탑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예술작품들입니다. 서울 리움미술관의 ‘거미’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랑스 작가인 루이스 부르주아의 ‘거미’가 없었다면 이 마당은 단순히 유명한 외국 건축가들이 설계한 건물로 둘러싸인 공간에 그쳤을 겁니다.
‘거미’가 작품으로서 최선의 선택이었느냐고 질문한다면 예술에 문외한이라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공간 구성에 있어 거미의 가느다란 여덟 다리가 꽤 근사하게 보인 건 사실입니다. 최소한 웬만한 대형 건물의 흡연 장소로 쓰이는 조악한 조형물들에 비한다면 말입니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
종교를 떠나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산사에 들러본 적이 있을 겁니다. 각 절마다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겠지만 공통점 한 가지가 있다면 탑의 존재입니다. 대개 사찰의 중심 공간은 주요 건물들로 둘러싸인 마당인데 그곳에는 보통 탑이 서 있습니다.
고대 삼국시대의 원형을 지닌 절이 아니라면 탑은 보통 한쪽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이런 비대칭의 오묘한 긴장감은 자칫 썰렁할 수도 있는 마당을 무형의 공간언어로 가득 채워줍니다. 즉 마당만 있으면 그곳은 단순히 둘러싸인 공간이지만, 그 중간 어딘가에 놓인 탑 덕분에 마당은 다시 탑을 에워싼 공간이 되는 거지요. 탑에서 멀리 떨어진 곳은 자연스레 사람들의 통로가 됩니다.
현대의 건축에서 탑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예술작품들입니다. 서울 리움미술관의 ‘거미’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랑스 작가인 루이스 부르주아의 ‘거미’가 없었다면 이 마당은 단순히 유명한 외국 건축가들이 설계한 건물로 둘러싸인 공간에 그쳤을 겁니다.
‘거미’가 작품으로서 최선의 선택이었느냐고 질문한다면 예술에 문외한이라 할 말이 없습니다. 다만 공간 구성에 있어 거미의 가느다란 여덟 다리가 꽤 근사하게 보인 건 사실입니다. 최소한 웬만한 대형 건물의 흡연 장소로 쓰이는 조악한 조형물들에 비한다면 말입니다.
ⓒ 경향신문 & 경향닷컴
'오기사 여행스케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기사의 여행스케치]공간의 프레임 -뉴욕 (0) | 2010.08.27 |
---|---|
[오기사의 여행스케치]공간의 프레임-프라하(체코) (0) | 2010.08.18 |
[오기사의 여행스케치]공간의 프레임-병산서원 (0) | 2010.08.03 |
[오기사의 여행스케치]공간의 프레임-모로코 (0) | 2010.07.23 |
[오기사의 여행스케치]공간의 프레임-바르셀로나 (0) | 2010.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