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욱|건축가·일러스트레이터
좋은 곳에 가면 오래 있어야 합니다. 절대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다만 흐르는 시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면 괜찮겠지요. 태양이 움직이는 모습, 빗방울의 각기 다른 형상들, 바람이 실어오는 향기…. 이런 것들은 보통 짧게 스쳐가며 느끼기 어렵습니다.
좋은 곳에서 오래 머물러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바로 몰지각한 여행객들의 존재입니다. 그들은 자기의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잘 모르고,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남을 괴롭게 하는지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런 여행객들을 만났을 땐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하지만 좋은 장소를 놓치기 싫다면 방법은 단 한 가지. 그들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병산서원의 만대루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만대루는 서원의 안뜰과 낙동강의 풍광을 건축적으로 훌륭하게 엮어낸 우리나라의 명작입니다. 서원의 강당에 앉아, 혹은 만대루에 앉아 낙동강을 가만히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족해집니다. 물론 시끌벅적 떠들던 사람들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술래잡기를 하던 아이들이 떠나길 기다리며 두 시간을 견뎌낸 것에 대한 보답이었지요.
ⓒ 경향신문 & 경향닷컴
좋은 곳에서 오래 머물러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바로 몰지각한 여행객들의 존재입니다. 그들은 자기의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잘 모르고,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남을 괴롭게 하는지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런 여행객들을 만났을 땐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하지만 좋은 장소를 놓치기 싫다면 방법은 단 한 가지. 그들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병산서원의 만대루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만대루는 서원의 안뜰과 낙동강의 풍광을 건축적으로 훌륭하게 엮어낸 우리나라의 명작입니다. 서원의 강당에 앉아, 혹은 만대루에 앉아 낙동강을 가만히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족해집니다. 물론 시끌벅적 떠들던 사람들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술래잡기를 하던 아이들이 떠나길 기다리며 두 시간을 견뎌낸 것에 대한 보답이었지요.
ⓒ 경향신문 & 경향닷컴
'오기사 여행스케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기사의 여행스케치]공간의 프레임-프라하(체코) (0) | 2010.08.18 |
---|---|
[오기사의 여행스케치]공간의 프레임-리움미술관 (0) | 2010.08.18 |
[오기사의 여행스케치]공간의 프레임-모로코 (0) | 2010.07.23 |
[오기사의 여행스케치]공간의 프레임-바르셀로나 (0) | 2010.07.16 |
[오기사의 여행스케치]공간의 프레임-바르셀로나 (0) | 2010.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