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욱|건축가·일러스트레이터 nifilwag@naver.com
도시에는 랜드 마크가 있습니다. 타인들에게 얼마나 유명한지가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랜드 마크의 주체는 바로 그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랜드 마크는 그 형태로 도시를 대표하기도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 지점에 있는 사람과 랜드 마크와의 관계입니다.
전체적으로 평평한 유럽의 도시들에선 으레 대성당이 랜드 마크의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도시가 확장되고 신시가지가 조성되면서 새로운 건물들이 그 자리를 대신합니다.
얼핏 보면 야하게 생긴 바르셀로나의 악바르 타워도 마찬가지인 경우입니다. 수도회사의 사옥인 이 건물을 위해 건축가는 물이 솟아나는 이미지를 형상화했다고 합니다. 감상은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다른 법이니 건물에 대한 평가는 다양합니다. 다만 방사형 도로망을 가진 바르셀로나이기에 그 중심에 자리한 이 높은 건물은 어디서나 잘 보입니다.
길을 걷다 문득문득 보이는 악바르 타워는 좋은 이정표가 되어줍니다. 밤이 되면 그 건물은 오색찬란하게 빛이 났습니다. 남쪽에서 놀던 나는 늦은 밤이 되면 그 빛을 오른편에 두고 집으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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