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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사 여행스케치

[오기사의 여행스케치]공간의 프레임-상하이

오영욱|건축가·일러스트레이터
도시는 산업화의 산물입니다. 물론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다른 목적을 가진 도시들이 계획에 의해 탄생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대도시들은 근대 이후의 산업화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공장이 도시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모습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도시는 공장과 노동자와 그 노동자들의 주거공간으로 채워져 갔습니다. 필연적으로 공해와 오염이 밀려왔지요.

시대가 흘러 이제 공장은 도시 밖이나 나라 밖으로 밀려납니다. 도시는 순차적으로 재개발의 열풍에 휩싸이곤 합니다. 그런데 몇몇 도시들은 그들의 공장들을 부수는 대신 재활용을 했습니다. 기계가 있던 자리를 문화로 채웠습니다.

상하이의 M50 지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낡은 공장들이 젊은 예술가들의 터전으로 바뀌었습니다. 상하이의 악명 높은 스모그는 며칠째 하늘을 뒤덮고 있었지만, 창작의 열정이 가득 배인 옛 공장 건물들 사이로 바라본 하늘은 제법 맑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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