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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1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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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하의 음식 100년](2) ‘서민의 한 끼’ 설렁탕 주영하 |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ㆍ10여시간 정성이 만들어낸 구수함, 그 깊은 국물에 문득 어리는 ‘아버지’ 아마도 1900년 이전부터서울 종로의 뒷골목에는 설렁탕집이 여럿 있었을 것 근대도시로 진출한 백정들은 정육점과 설렁탕집을 함께 하며 같은 천민이었던 옹기장이들이 만든 뚝배기에 담아냈다 점잔 빼던 양반들도 이미 그 맛에 반해 있었다 백정 집에 가서 먹으면 체면 구길까봐 배달시켜 먹었다 6·25후 설렁탕은 검은 상혼에 예전에 속 풀어주던 맛 잃기 시작 ‘서울 설넝탕’이여 제자리로 오라 “설넝탕은 물론 사시(四時)에 다 먹지만 겨울에 겨울에도 밤 자정이 지난 뒤에 부르르 떨리는 어깨를 웅숭크리고 설넝탕 집을 찾아가면 우선 김이 물씬물씬 나오는 따스한 기운과 구수한 냄새가 먼저 회를 동하게 한다. 그것이..
[주영하의 음식 100년](1) 가장 오래된 외식업, 국밥집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 대학원 교수 ㆍ후후 불어가며 한 그릇 뚝딱 배고픈 서민의 ‘배부른 한끼’ 우리가 먹는 음식에는 살아온 내력이 담겨 있습니다. 개화기 이후 한국에서는 외식업의 발달과 함께, 음식의 변형이 이뤄져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한국의 음식담론을 주도해온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민속학)가 지난 세기 서울 북촌의 식당과 요리 문화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가장 오래된 외식업, 국밥집’ ‘조선요리옥의 탄생’ ‘대폿집의 유행’ ‘거리음식, 떡장수’ 등 4가지 주제로 나눠 매주 수요일마다 30회 연재합니다. 매일신문은 1898년 1월26일 창간된 우리나라 최초의 일간지다. 1898년 12월13일자 4면에 흥미있는 광고 하나가 실렸다. “광교 남천변 수월루에서 요리도 팔거니와 ..
[허시명의 우리술 이야기](17) ‘인심은 덤’ 통영 다찌집 허시명 술 평론가ㅣ경향신문 통영은 삼도수군통제영을 줄인 말이다. 충무공 이순신이 임진왜란 때 통영 앞바다에서 한산대첩을 승리로 이끈 것을 기념하여 충무라고 부르다가, 지금은 통영시가 되었다. 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해협을 끼고 있어서, 바닷가 산언덕에 층층이 올라붙은 집들이며, 물살을 가르며 오가는 배들의 모습이 아름다운 항구다. 이 서정적인 풍경이 유치환, 박경리, 김춘수, 윤이상과 같은 걸출한 예술인들을 배출하였다. 통영 다찌집의 상차림. 술병이 얼음을 가득 채운 통에 담겨 나온다.바닷가라 물산이 풍부하다. 소문난 음식으로 통영복국, 통영굴요리 그리고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들어선 충무김밥이 있다. 그런데 내가 궁금해하는 것은 통영 다찌집이다. 마산 통술집, 전주 막걸리집과 같은 계통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