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하의 음식 100년](12) 신선로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ㆍ식지않게 먹는 색색의 산해진미…외국인도 반한 “마침 명월관 앞을 지나면, 이때 임비(마비)돼가는 뇌신경이 현기(어지러움)에 가까운 상상의 반역을 진압할 수가 있겠는가? 없을걸세.두어 고팽이 복도를 지나, 으슥한 뒷방으로 들어서거든, 썩 들어서자, 첫눈에 뜨인 것이 신선로. 신선로에서 김이 무엿무엿 나는데 신선로를둘러 접시·쟁반·탕기 등 대소기명(大小器皿)이 각기 진미를 받들고 옹위해 선 것이 아니라, 앉았단 말일세. 차(此) 소위 교자시라. 애헴 ‘안석’을 지고 ‘방침’을 괴고, 무엇을 먹을고 위선 총검열을 하것다. 다 그럴듯한데, 욕속수완(성급하게 서둘지 않고)이라, 서서히 차려보자. ‘닭알저냐’를 하나 초고초장에 찍어먹고, 댐으로 어회, 또 댐으로 김치, 이러다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