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향의 그림으로 읽는 철학](22) 티치아노의 ‘유디트’
이주향 | 수원대 교수·철학 ㆍ유디트, 팜므파탈적 에너지 홀로페르네스의 죽음은 행복한 것일까요, 불행한 것일까요? 죽기 전 그는 탄성을 질렀습니다. 세상 이 끝에서 저 끝까지 저토록 아름답고 슬기로운 여인이 다시 있을까, 하고. 그렇습니다. 장군 홀로페르네스가 그토록 매혹당한 여인이 저 여인 유디트고, 그녀의 손이 들고 있는 얼굴이 조금 전까지 그녀를 찬탄했던 바로 그 남자 홀로페르네스입니다. 오스스, 소름이 돋지요? 사랑을 나눈 남자의 목을 베어 들고 있는 침착한 여인의 모습 때문에 돋는 소름의 정체는 두려움일까요, 혐오감일까요, 아니면 공감일까요? 치명적 매력으로 남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팜므파탈의 계보가 있습니다. 이브, 데릴라, 메데이아, 살로메 같은 여인들이지요. 유디트는 그 팜므파탈의 계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