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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목소리로]더도 말고 덜도 말고 강광석 | 전농 강진군 정책실장9월6일까지 6만8000원 하던 나락값이 하루 만에 1만원 떨어졌습니다. 9월7일 정부는 2009년산 나락 5만t을 긴급 공매했습니다. 5만원에 구입한 나락을 2만3500원에 팔았습니다. 시중에 20㎏ 쌀 한 포대에 2만5000원 하는, 특별 한정판매라고 소비자를 유혹하는 쌀이 2009년산입니다. 정부는 수입쌀 80㎏을 6만원에 팝니다. 원가 11만원짜리입니다. 2009년산과 수입쌀을 섞어 팔면 금상첨화이지요. 장사하는 사람들이 모를 리 없습니다. 싼 정부미와 수입미를 부자들은 먹지 않습니다. 그게 가슴 아픕니다. 물가 인상의 주범으로 농산물이 공개 수배되고 농민들은 공공의 적이 되었습니다. 쌀이 본보기로 당하고 있습니다. 농민이 일갈하기에 조금 부담스럽지만, 물가를 잡는 ..
[김석종의 만인보]20년 지리산 약초꾼이 사는 법 김석종 선임기자지리산 산촌의 밤이 깊다. 집주인과 마주 앉아 더덕술인지, 천삼술인지 오래 묵은 약초술을 마신다. 별들은 초롱초롱 하늘을 수놓고, 바람소리·물소리·벌레소리 하염없다. 그날, 장작불의 온기와 취기가 한꺼번에 올라온 탓에 아주 기분좋게 기절했던 것 같다. 그런데도 신새벽 여명에 거짓말처럼 잠이 깼다. 이미 가부좌 틀고 명상을 끝낸 집주인은 능숙한 손길로 또록또록 차를 따랐다. 지리산 석간수로 우려낸 은은한 차향이 산방 가득 번졌다. 숙취는커녕, 깨끗한 산 공기와 싱그럽고 그윽한 차향에 정신이 명경처럼 맑았다. 새파란 계곡수에 눈을 씻고 보니 층암절벽 기암괴석 너머로 아득한 지리능선이 끝간 데 없다. 집주인 문상희(54)는 약초꾼이면서 다인(茶人)이다. 지리산 능선과 계곡을 그저 뒷동산 마실가듯..
[이주향의 그림으로 읽는 철학](38) 앙리루소 ‘뱀을 부리는 여자’ 이주향 수원대 교수·철학 ㆍ달의 노래, 뱀의 춤! 릴케는 노래했습니다. 사랑은 햇살처럼, 꽃보라처럼 또는 기도처럼 온다고. 그런데 앙리루소의 저 그림 ‘뱀을 부리는 여자’(1907년, 캔버스에 유채, 169×189.3㎝, 오르세 미술관, 파리)를 보면 사랑은 달빛을 타고 오는 것 같습니다. 저 그림에서 달이 없다면…? 숲은 얼마나 적막했을까요? 여인은 피리를 불지도 않았을 거고, 그렇다면 뱀도 춤을 추지 않았겠지요? 그나저나 이번 추석에 보름달은 보셨나요,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비셨나요? 달을 보면, 꽉 찬 보름달을 보면 괜히 기원하게 되지요? 루소의 그림을 보니 그 기원은 뜨거운 눈물이 빚은 결핍의 절규가 아니네요. 보름달이 자극하는 것은 심장이어서 거기서 생겨나는 기원은 심장의 두근거림에 걸맞은 것입..
[이주향의 그림으로 읽는 철학](36) 마티스의 ‘원무’ 이주향 | 수원대 교수·철학 ㆍ텅 빈 충만의 춤 무엇을 할 때 자유를 느끼십니까? 무엇을 할 때 가슴이 뻥 뚫리고 호흡이 편안하신가요? 마티스의 ‘원무’는 춤을 출 때 자유로운 여인들을 그렸습니다. 한번 보고 나면 자꾸자꾸 떠오르고 자꾸자꾸 보고 싶은 연인 같은 그림입니다. 그림은 참 단순합니다. 하늘과 땅과 춤추는 5명의 여인들! 색도 단순합니다. 푸른 하늘, 녹색의 대지, 신명 속에 있는 땅 색의 여인들!(앙리 마티스 ‘춤’. 1910년, 캔버스에 유채, 260x391cm, 에르미타주 미술관, 상트페테르부르크) 왜 중세철학자들이 신적인 것일수록 단순하다고 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직관이 뛰어나지 않으면 단순미는 생겨나지 않습니다. 마티스의 스승은 모로입니다. 오르페우스를, 살로메와 요한을 그렸던 신비..
하늘사진(16)/핀란드의 하늘
하늘사진(15)/서울역에서 바라본 하늘
하늘사진(14)/우리동네 하늘
하늘사진(13)/하동 섬진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