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898) 썸네일형 리스트형 하늘사진(03)/헨티가는 길 하늘사진(02)/가을이 문턱에 [주영하의 음식 100년](24) 쏘가리매운탕 주영하 |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ㆍ생선인데도 희한하게 ‘돼지고기 맛’ 1933년 9월3일자 동아일보의 ‘지상병원’이란 코너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20세 남자이온데 년 전에 늑막염으로 고생하다가 나아섯는데 올부터 가삼이 답답하고 엽구리와 잔등이가 몹시 쑥쑥 결리고 압흡니다. 몸이 몹시 약하고 무슨 일을 하든지 하기가 실코 힘이 듬니다. 기침이 혹시 나오고 노란가래침이 나옴니다. 이와 같은 병에 쏘가리를 살머먹으면 좋다하오니 어떠한지요. 병명과 약방문을 가르켜주요.(개성의 고통생)” 이 질문에 대해 당시 경성부 진찰소 내과 박종영 박사의 대답은 이러하다. “늑막염의 재발이 안인가 생각됨니다. 일차 의사의 진찰을 받어 병명을 확실히 안 후에 치료방침을 정하십시오. 문의하신 쏘가리는 섭취하여도 무관할 것입니다.. [배우를 말한다]‘로맨틱 크라운’의 톰 행크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ㆍ밑도 끝도 없는 낙천주의가 우리를 구원할까 톰 행크스(55)는 미국식 낙천주의의 화신입니다. 파산하거나 사람이 죽거나 나라가 망해도 톰 행크스가 있는 한 영화는 해피엔딩입니다. 그가 (1996)에 이어 두번째로 연출한 영화 (원제 래리 크라운)이 18일 개봉합니다. 그는 이 영화에서 줄리아 로버츠와 함께 주연도 겸했습니다. 대형 마트의 직원 래리 크라운은 근무시간 중 상사의 갑작스러운 호출을 받습니다. 성실하고 유쾌한 태도로 ‘이달의 직원’에 여덟 번이나 선정된 크라운이었기에, 단지 고졸이라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을 겁니다. 아내에게 이혼당한 상태인 그는 세간을 내다판 뒤 학력을 높이기 위해 지역 전문대에 입학해 늦깎이 .. [이주향의 그림으로 읽는 철학](35) 오처드슨의 ‘아기도련님’ 이주향 | 수원대 교수·철학ㆍ당신은 사랑받고 자랐습니까 아이는 생각보다 눈치가 빠릅니다. 누울 자리를 보지 않고는 발을 뻗지 않습니다. 영국 화가 오처드슨이 그린 ‘아기도련님’을 보십시오. 아기 기분이 참 좋은 것 같지요? 아기가 저렇게 엄마가 부쳐주는 부채에 반응하며 천사처럼 노는 건 아기의 마음을 읽어주는 엄마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 ‘아버지’라는 말에서 권위를 벗기면, ‘엄마’ ‘아빠’가 됩니다. “엄마” “아빠”라는 말은 지극한 사랑의 말입니다. 지금 저 상황의 아기가 무의식적으로 가장 빨리 배우게 되는 바로 그 말도 “엄마”일 것입니다. 그 말은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라 가슴에서, 배에서 나오는, 본능적인 말이면서 세상에서 가장 그리운 말이기도 합니다. 그림 속 엄마와 아기의 관계를 보.. [오늘]‘58년 개띠’와 드라마 오광수 | 엔터테인먼트부장나이 오십줄의 친구가 술자리를 마다하고 자리를 털며 일어났다. 드라마를 보러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출생비밀, 재벌과 신데렐라, 음모와 복수가 판치는 ‘막장드라마’라니…. 왕년에 그는 술자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나오던 친구였다. 그랬던 친구가 고백했다. 요즘 드라마 보면서 하도 울어서 ‘마누라’로부터 타박을 받는다고. 틀면 나온다고 해서 ‘수도꼭지’라는 별명도 생겼다. 그 자리에 있던 또다른 50대 여성이 “내 남편도 드라마 중독”이라면서 “요일별로 어떤 드라마를 하는지 줄줄이 꿰고 있다”고 했다. MBC 일일시트콤 의 중년사내 김집사(정호빈)는 극중에서 드라마 ‘광팬’이다. 그는 드라마 속의 세계가 마치 현실세계인양 일희일비한다. 최근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 그 아저씨네 시인의 마을 (정태춘 노래)창문을 열고 음~ 내다봐요 저 높은 곳에 우뚝걸린 깃발 펄럭이며당신의 텅빈 가슴으로 불어오는 더운 열기의 세찬바람살며시 눈 감고 들어봐요 먼 대지 위를 달리는 사나운 말처럼당신의 고요한 가슴으로 닥쳐오는 숨 가쁜 벗들의 말발굽 소리누가 내게 손수건 한 장 던져주리오 내 작은 가슴에 얹어주리오누가 내게 탈춤의 장단을 쳐주리오 그 장단에 춤추게 하리오 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소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 가는 고행의 방랑자처럼 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우산을 접고 비 맞아 봐요 하늘은 더욱 가까운 곳으로 다가와서당신의 그늘진 마음에 비 뿌리는 젖은 대기의 애틋한 우수누가 내게 다가와서 말 건네주리오.. [풍경 엽서]물은 옥빛보다 더 옥빛같은 물색 류철 사진작가 입추 지나 처서를 향해 달리는 여름, 이끼 푸르고, 물은 옥빛보다 더 옥빛같은 물색입니다. 가끔, 풍경을 대할 때마다, 어느 약속하지 않은 곳에서 우연히 당신과 마주친 듯합니다. 바라만 보다가 눈물 글썽이며 되돌아서야 하는, 숨이 멎을 듯한 마주침. 깊은 산을 오르다 나는 또 당신과 마주쳤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눈물 글썽이지 않겠습니다. 저 맑고 투명한 계곡의 절창에 흐린 눈을 씻고, 얇은 귀를 씻겠습니다. 엄벙덤벙한 시간들 벗어놓고, 첨벙첨벙 뛰어들고 싶은, 여기는 여름 오후3시. 강원도 횡성 발기산에서 [ 풍경 엽서 바로가기 ] ⓒ 경향신문 & 경향닷컴 이전 1 ··· 34 35 36 37 38 39 40 ··· 1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