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898) 썸네일형 리스트형 [주영하의 음식 100년](11) 조선요리옥의 탄생 주영하 |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ㆍ광화문 인근 ‘명월관’이 효시… 일본·청요리옥과‘맛 삼국지’ ※ 우리 음식의 역사, 그 음식에 깃든 문화와 삶을 풍성한사료를 토대로 맛있게 요리해온 ‘주영하의 음식 100년’이 두 번째 주제를 시작합니다. ‘가장 오래된 외식업, 국밥집’을 주제로 설렁탕 등 9개 음식을 소개한 데 이어, 18일자부터는 ‘조선요리옥의 탄생’을 주제로 신선로에서 묵까지 새로운 아홉 가지 음식을 들고 찾아갑니다. “삼사십여년 과거지사나 그때에 우리 조선은 그윽이 적막하야 인정(人定)을 진 후면 사람의 왕래가 끊어지고 국도(國都)에 내외국인간 여인교제(與人交際)할 자리가 없었으니 이천만 민중지국으로서 이러한즉 한심한 생각을 하고 보니 어느 나라를 물론하고 외국인이 다녀갈 적엔 그 나라 정도(定度).. [이주향의 그림으로 읽는 철학](20) 들라크루아의 ‘격노한 메데이아’ 이주향|수원대 교수·철학ㆍ복수하는 마녀의 신화적 원형 필요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욕구가 채워지는 순간부터 사랑은 짐이 되고 체증이 되니까요. 필요를 채워주고 사랑을 요구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가겠다고 하면 반드시 사랑의 빚을 청산하라고 비수를 들이댈 테니까요. 그러나 또 그 위험한 사랑을 모르고 복수의 드라마가 난무하는 인간사를 이해하기는 어렵습니다. 복수하는 마녀의 신화적 원형, 메데이아를 아십니까? 내 남자의 여자를 죽이고, 마침내 자신의 두 아들까지 직접 살해하는 그 여자 메데이아! 어린 아들을 죽이려 하는 저 그림은 들라크루아의 ‘격노한 메데이아’입니다. 메데이아는 워터하우스도 그렸고, 모로도 그렸고, 샌디스도 그렸지만 제가 좋아하는 그림은 바로 저 그림입니다. 저 그림에는 사랑에 .. [이철수의 돋을새김]차라리, 술이나 한잔! [김남희의 남미 걷기](3) 아르헨티나의 바릴로체 트레킹 김남희 | 도보여행가·작가 ㆍ흙 위에 파인 발자국마저 반갑다 해발고도 700m의 톤세크 호수와 프레이산장. 국경을 넘어 아르헨티나로 건너가는 날. 창밖으로는 가도 가도 끝없는 벌판이다. 지평선만 벌써 몇 시간째. 인적도 없는 광활한 초지 위로 풀을 뜯는 소들만 간간이 보인다. 너희는 이렇게 너른 들판에서 마음껏 풀을 먹으며 자라는구나. 구제역 따위는 걸릴 일도 없겠구나. 산 채로 생매장당하던 내 조국의 소들이 떠올랐다. ‘인구 일인당 소 두 마리’라는 아르헨티나의 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는 이런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거였다.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펼쳐지는 구릉과 옥빛 호수, 하늘에도 겹이 있다는 듯 층층이 드리운 구름. 지구는 이렇게 아름다운 별이었구나. 눈을 뗄 수가 없다. 스페인 침략자들이 들이닥쳤던 .. [주영하의 음식 100년](10) ‘1000년의 구수한 맛’ 숭늉 주영하 |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ㆍ조선시대 식후 음료로 사랑, 제사 땐 차 대신 올리기도 ㆍ전기밥솥 등장으로 멀어져 “숙수(熟水)는 약재를 달이고 끓이는 데 사용하는 물이다. (중략) 대개 우리나라 사람들은 밥을 짓고 이미 익었으면 곧장 노구솥의 밑바닥이 그을리게 되는데 여기에 물을 부어 한번 끓으면 삶은 밥이 만들어진다. 이것을 가리켜서 숙수라고 부른다. 곧 같은 이름이지만 그 실체는 다르다.” 이 글은 조선후기의 학자 서유구(1764~1845)가 붓으로 쓴 책인 에 나온다. 본래 중국 송나라 때 사람들은 숙수를 약재를 달이는 데 쓰는 좋은 물을 가리켰는데 조선 사람들은 솥의 밑에 남은 누룽지가 뜨거울 때 물을 부어 만든 삶은 밥인 숭늉을 가리킨다는 설명이다. 비록 숙수에서 숭늉이란 말이 생겨났다고 서유.. [이종민의 음악편지]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곡- 비탈리의 ‘샤콘느’ [이종민의 음악편지]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곡- 비탈리의 ‘샤콘느’ 이종민|전북대 교수·영문학 날씨가 풀리자 비바람이 어지럽고 꽃 피자 황사가 부옇고. 나들이 하기에 좋겠다 싶으면 꽃가루 날리고 꽃구경 호시절은 꼭 중간고사 기간과 겹치고. 봄 오는 꼴이 꼭 이렇습니다. 게다가 방사능 공포까지. 그래서 홀로 사는 시인은 아내와 아이들에게 버림받아 홀로 사는 사내의 입을 빌려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봄비는 오고 지랄이야/ 꽃은 저렇게 피고 지랄이야.” ‘세상에 가장 강력한 것이 슬픔’이라더니 슬퍼할 일이 올 봄에도 지천입니다. 테러리즘에 맞선 오만방자한 또 다른 폭력, 방사능 공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원전 중심의 에너지정책, 소통을 모르는 4대강 삽질. 새만금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목매는 전북이 슬프고.. [그림으로 읽는 철학](19)조르주 드 라 투르의 ‘등불 아래 참회하는 막달라 이주향 | 수원대 교수·철학 ㆍ무상의 표상, 백골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왜 악한 사람들이 잘살죠? 잘사는지, 아닌지 어떻게 알지? 주변에서 보면 악착같이 돈만 아는 집요한 사람들이 잘사는 경우가 더 많아요! 그런 사람이 돈도 없다면 인생이 얼마나 허무하겠니? 그건 잘사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기를 쓰고 이악스럽게 사는 거잖아. 각박해지기 위해서는 자기도 모르게 마음을 다쳐야 해. 그게 좋니? 문화철학 시간에 한 학생과의 대화입니다. 대답은 그렇게 했어도 악착같이 살지 않으면 악착 같은 세상 견디기 힘들 거라는 마음에 힘이 붙을 때는 어떡할까요? 그런 마음이 찾아들 때 들여다보고 싶은 그림이 조르주 드 라 투르의 ‘등불 아래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입니다. 저 그림을 처음 보면 촛불이 가르는 명암 때문에 왼손.. [낮은 목소리로]봄 들녘, 애잔한 황혼 강광석 | 전농 강진군 정책실장 못자리를 하고 밭고랑을 만들었습니다. 고추를 심었고 논에 물을 잡아 어린모를 넣었습니다. 6월에는 모내기를 할 것이고 7월 초에는 빨갛게 익은 고추를 수확하겠지요. 춥던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가 싶더니 들녘은 경운기 소리, 관리기 소리로 요란합니다. 세월을 이기는 장사는 없습니다. 어른들은 봄이 지나야 비로소 한 살 더 먹은 노인들이 됩니다. 아주 느리게 나이를 드시지만 아주 확연히 작년과 다른 기운을 느낍니다. 지난밤, 조용하게 숨을 거두었다는 이웃마을 아저씨의 소식에 ‘뭔 복으로 그런 복을 타고 났을까’ 이구동성으로 말하십니다. 편안하게 죽는 것은 모든 어른들의 염원입니다. ‘99882 삽시다!’ 어버이날 효도잔치에서 면장이 건배사로 외칩니다. 구십구살까지 팔팔하게 살.. 이전 1 ··· 45 46 47 48 49 50 51 ··· 1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