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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시인 이원규의 길·人·생](1) 연재를 시작하며 입력 : 2010-10-12 21:27:36ㅣ수정 : 2010-10-12 23:15:54 ㆍ외날개 ‘말똥가리’와 ‘아픈 곳’ 서로 감싸며 장터 길동무가 되어 옛말에 ‘천리 길에는 눈썹도 짐이 된다’고 했다. 그렇다. 오래 걷다보면 주머니 속의 동전이나 볼펜마저 거추장스럽고 자꾸 무거워지니 참으로 절묘한 속담이다. 그런가 하면 ‘길동무가 좋으면 먼 길도 가깝다’는 말도 있으니 이 또한 절창이 아닐 수 없다. 요즘 들어 ‘길동무’라는 말이 새삼 가슴을 친다. 길벗이라는 좋은 우리말도 있고 도반(道伴)과 더불어 동지·동행·동반·반려자 등도 있다. 하지만 길벗은 한껏 멋을 내는 것 같고, 도반은 왠지 품격이 높아 보이고, 동지는 또 너무 어금니를 꽉 깨물게 하니, 정겹고도 눈물겨운 어감의 ‘길동무’라는 말에 온..
[이철수의 돋을새김]가을걷이 입력 : 2010-10-07 21:44:42ㅣ수정 : 2010-10-07 21:44:43 ⓒ 경향신문 & 경향닷컴
[오기사의 여행스케치]공간의 프레임-베로나(이탈리아) 오영욱 | 건축가·일러스트레이터입력 : 2010-10-07 21:38:15ㅣ수정 : 2010-10-07 21:38:15 한 거리에 여러 시대의 건물이 뒤섞인 모습이 좋습니다. 그 길엔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지금 내가 걷는 이 길을 천 년 전의 사람이 걸었을 거라고 상상하면 마냥 두근거립니다. 이탈리아 베로나도 그런 곳 중 하나였습니다. 한눈에 2000살은 먹은 도시란 걸 알 수 있었지요. 도시 중심에 위치한 로마시대의 원형경기장 덕분입니다. 적당히 관광지를 기웃거리다 어느 노천카페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고대의 경기장과 르네상스 이후의 건물들이 이루는 길가였습니다. 카페라테 한잔을 시켜두고 세 시간 동안 세월을 느낍니다. 마침 경기장 안에서는 밤에 열릴 오페라 리허설이 한창입니다. 2000년이라는 ..
공지영의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_칠흑 같은 어둠 속에 톱질하는 소리가… 칠흑 같은 어둠 속에 톱질하는 소리가…[매거진 esc] 공지영의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 칠흑 같은 어둠 속에 톱질하는 소리가…그 신부님이 조용한 곳을 싫어하게 된 사연, 나이 드니 맘먹기 나름이라는 말이 와닿네 “왜 그렇게 얼굴이 밝아요?” 사람들이 요즘 가끔 내게 묻는다. 그렇게 묻는 그들은 대개는 친한 사이라서 흔히 모르는 사람들이 그렇듯, 책이 잘 나가니까, 라든가 근심이 없으니까, 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그들은 가까이에서 내가 평범한 사람으로서 이런저런 고통들을 안고 산다는 것을 아는 이들이니까 말이다. 가끔 거울을 보면 내가 봐도 요즘 얼굴이 밝다. 그리고 내 지인들처럼 가끔 나도 내게 묻는다. “왜 그렇게 얼굴이 밝아? 이 와중에.” 걱정의 80%는 일어나지 않을 일 무슨 와중인지는 내 ..
공지영의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_낙장불입 시인 옆 버들치 시인 낙장불입 시인 옆 버들치 시인[매거진 esc] 공지영의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 낙장불입 시인 옆 버들치 시인내 친구를 소개합니다 2편, 미국 버몬트에 타샤 튜더가 있다면 한국 지리산에는 내 친구들이 있다 지난번 지리산의 ‘낙장불입’ 시인의 이야기는 내가 시국이 엄청 흉흉할 때 혹시 위안이 될까 싶어서 아껴둔 것이었는데 -이제 시국이 이 이상 흉흉해지지 않아야 할 텐데 흑!-지난번 글이 실린 후 여러분이 그 시인의 삶 자체에서 위로를 얻으셨나 보다. 나는 친구를 잘 둔 덕에 인사도 많이 받았다. 인터넷판의 댓글도 훈훈했다. 이건 자랑인데, 나에게는 그런 비장의 친구가 몇 명 더 있다. 아마도 이 글의 원고료를 받고 나면 정말 한번 지리산에 내려가 따뜻한 술이라도 사야 할 텐데 밀린 원고는 많고 찾는 사..
공지영의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_노고단 봉우리 향해 동요 실시! 노고단 봉우리 향해 동요 실시![매거진 esc] 공지영의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 노고단 봉우리 향해 동요 실시! 일러스트레이션 이민혜가을날에 더 보고 싶은 지리산 시인 친구…힘들고 지친 이를 위로하는 그만의 비법 창밖으로 나뭇잎들이 뚝뚝 떨어져 내리는 가을날이면 더욱 보고 싶은 친구가 있다. 십년 전쯤 지리산으로 들어가 이렇게 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그 친구는 편지에 그렇게 썼다. “깊은 밤 나뭇잎들이 떨어져 내린다. ‘낙장불입’ ‘낙장불입'.”(에구, 보시는 분들 중에 이게 무슨 말인지 모르시는 점잖은 분들이 계실 텐데…. 그런 분들은 네이버에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고도리'라고도 하는 민속놀이의 규율을 일컫는 용어 중 하나입니다. ) 순전히 내 개인적 취향으로 말하자면 나는 낙엽을 이렇게 탁..
[名士의 귀향별곡] 하동군 평사리 박남준 시인 “人情에 붙잡혀 섬진강·지리산과 함께 살죠” ▲ 경남 하동에 산지 7년째 되는 박남준 시인이 평사리에 자리잡은 자신의 토담집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경남 하동군 악양면 동매마을. 고 박경리 선생의 소설 ‘토지’의 무대로 잘 알려진 평사리 끝 동네 마을이다. 지리산 자락이 병풍처럼 감싸고 앞으로는 맑은 섬진강이 흐르는 평온하고 조용한 산골 동네다. 오십이 넘도록 홀로 지내며 시와 음악과 새소리를 동거인으로 두고 사는 박남준 시인이 이 마을 주민이 된 지 7년째다. 평사리 끝마을 끝집, 또닥또닥 빗방울 소리가 울리는 양철지붕이 덮인 10평 남짓한 작은 토담집이 박 시인이 사는 산방(山房)이다. 허리를 구부려야 드나들 수 있는 비좁고 오래된 집이지만 박 시인에게는 손님을 맞는 영빈관이고 자연과 소통하며 시를..
[이철수의 돋을새김]‘병역’ 이철수 판화가 입력 : 2010-09-30 22:07:05ㅣ수정 : 2010-09-30 22:07:06 ⓒ 경향신문 & 경향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