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898)
[영화는 묻는다]21세기 젊은이에게 ‘우드스탁’의 의미란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ㅣ경향신문 ㆍ테이킹 우드스탁 이번 여름에도 여러개의 음악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음악 페스티벌엔 왜 가는 걸까요. 1969년 8월15일부터 3일간 미국 뉴욕주 베델 평원에서는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열렸습니다. 지미 헨드릭스, 재니스 조플린 등 당대 최고의 뮤지션이 무대에 오르고, 50만명의 히피 관객이 모인 이 축제는 공연 수준, 관객의 태도, 묘한 시대 분위기가 어울려 이후 모든 음악 축제의 이데아가 됐습니다. 29일 개봉하는 리안 감독의 (사진)은 이 페스티벌의 기획자였던 엘리엇 타이버의 자전적 소설을 원작으로 합니다. 엘리엇은 화가를 꿈꾸는 젊은이지만, 부모님이 경영하는 시골 모텔이 파산 직전이라는 소식에 안절부절못합니다. 이웃 동네에서 열리기로..
[이철수의 ‘돋을새김’]‘토룡두사미’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23) 기타리스트의 가이드 알바 공지영 소설가ㅣ경향신문 ㆍ“농활은 아는데 산활은 뭐죠” “살아있는 체험을 하는 곳이죠” 시험을 보고 난 후에 잘 봤느냐고 물으면 대개 “응”이라고 대답하는 쪽이 공부를 못하는 아이일 확률이 높다. “아니요, 망쳤어요”라고 대답하는 아이는 아주 공부를 잘하는 우등생이고 말이다. 농사일도 마찬가지여서 기타리스트는 여름이 되자 별로 할 일이 없었다. 유기농법이 뭔가. 벼들이 스스로 알아서 자라다가 나중에 벼가 익으면 되는 것이다. 벼를 뭐 꼭 베어서 말리라는 법이 있나, 서서 말리면 더 자연스럽지 않나 말이다. 해보지도 않고 안된다고 하는 이들은 그에게는 딱 질색이었다. 귀농한 기타리스트(왼쪽에서 두번째)가 버들치 시인 등과 함께 만든 ‘동네밴드’에서 열창하고 있다. 도시의 삶이 버거웠듯 산 속 삶도 쉽지 않..
[오기사의 여행스케치]공간의 프레임-병산서원 오영욱|건축가·일러스트레이터 좋은 곳에 가면 오래 있어야 합니다. 절대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다만 흐르는 시간을 느낄 수 있을 정도면 괜찮겠지요. 태양이 움직이는 모습, 빗방울의 각기 다른 형상들, 바람이 실어오는 향기…. 이런 것들은 보통 짧게 스쳐가며 느끼기 어렵습니다. 좋은 곳에서 오래 머물러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바로 몰지각한 여행객들의 존재입니다. 그들은 자기의 목소리가 얼마나 큰지 잘 모르고,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남을 괴롭게 하는지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런 여행객들을 만났을 땐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하지만 좋은 장소를 놓치기 싫다면 방법은 단 한 가지. 그들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병산서원의 만대루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만대루는 서원의 안뜰과 낙동강의 풍광을 건축적으로..
전문대 수시모집… 스마트폰 전공 등 이색학과 ‘눈에 띄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ㅣ경향신문 ㆍ2011 전형…9월8일부터 원서접수 2011학년도 전문대학 수시 모집 전형 계획이 발표됐다. 전국 144개 대학이 총 21만3484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9월8일부터 수시 원서접수를 시작해 12월7일까지 전형을 마치고 같은 달 12일까지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지원 방법은 이렇게 올해 전국 전문대 수시모집은 정시모집까지 포함한 전체 모집인원(27만8443명)의 76.7%다. 지난해보다 모집인원(지난해 21만4476명)은 줄었지만 비중은 지난해 72.3%보다 높아졌다. 전형별로는 일반전형으로 8만2205명, 특별전형으로 9만1008명을 뽑는다. 정원 외 특별전형을 보면 전문대학·대학졸업자전형으로 1만87..
[이철수의 돋을새김]‘면목’
[오기사의 여행스케치]공간의 프레임-모로코 오영욱|건축가·일러스트레이터천장에 창이 있는 집은 낭만적입니다. 방에 누워서 둥둥 떠다니는 구름을 구경할 수도 있고, 자기 전에 유성이 떨어지는 걸 관찰할 수도 있습니다. 비라도 오면 유리를 치는 빗방울 소리가 감성을 마구 자극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요즘은 기술이 발전해서 많이 괜찮아졌지만 어쨌든 지붕에 난 창은 벽에 난 창보다 물이 샐 확률이 높습니다. 침대 위에서 빗방울을 직접 맞을 수도 있는 것이지요. 유리창 위에 볼품없는 낙엽이나 새똥 하나가 떨어져 있으면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신경이 거슬릴 게 분명합니다.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전형적인 북아프리카식 건물로 지어진 여관에 묵은 적이 있습니다. 유리로 된 창 대신에 아무것도 막혀있지 않은 작은 중정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22) 그 여자네 반짝이는 옷가게 공지영 | 소설가ㅣ경향신문 ㆍ“저런 빤짝이 옷을 누가 입을까 궁금했는데 내 마누라라니 헐!!” 15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혹시 기억하고 계시는지. 가만, 그땐 나도 엄청 청춘이었다. 것도 모르고 그때부터 겉늙은이 행세를 하며 온갖 포즈를 지었던 것을 생각하면 부끄럽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약간 억울하기도 하다. 그때 발표한 소설을 보면 왜 그렇게 아는 게 많은지 얼굴이 다 화끈거릴 지경이다. 그러나 원래 청춘의 특징이라는 게 자기가 청춘인 줄 모르는 것에 있기도 하니 하는 수 없기는 하다. 1995년, 그때 지난번 최도사가 중얼거린 대로 우리나라 고속도로 화장실이 이렇게 럭셔리했고 경찰들이 지금처럼 친절하셨던가? 무엇보다 그때는 20세기 결국 지난 세기가 아닌가 말이다. ‘빤짝이’는 여자들의 숨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