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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사의 여행스케치]보이지 않는 도시들 - 시체스(스페인) 오영욱 | 건축가·일러스트레이터 여행에 정도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행지가 지중해권의 나라라면 한번쯤은 지방의 작은 도시에 들러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곳은 파리나 로마, 바르셀로나 등의 걸출한 도시와는 또 다르게 소소한 매력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30분 떨어진 시체스는 가을에 열리는 국제 공포영화제로 유명한 곳입니다. 도시를 통틀어 존재하는 단 세 개의 작은 극장이 영화제를 위한 시설의 전부입니다. 나머지 역할은 지중해의 아름다운 해변과 오랜 삶의 숨결이 묻어있는 낡은 거리들이 분담합니다. 영화제에는 관심 없다는 듯 역전의 허름한 바에서 대낮부터 취해있는 카탈루냐인 아저씨 몇 명이 동네의 정체성을 내뿜습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의 지방 도시들은 낙후되었음을 핑계 삼아 자꾸 커다란 도시와 비..
[이철수의 ‘돋을새김’]‘말’ 이철수 | 판화가ⓒ 경향신문 & 경향닷컴
[주거의 사회학]세탁소 사장님 집·일터 잃고 일용직 전락 특별취재팀 | 최민영·이주영·김기범·임아영 기자, 김설아·황성호 인턴기자 ㆍ가재울 3구역 박규남(가명)씨 ㆍ월 300만원 벌다 지금은 선착장에서 일해 박규남씨(50·가명)는 서울 서대문구의 가재울 재개발로 집과 일터를 모두 잃었다. 한달 평균 300만원 벌이의 세탁소를 운영했던 박씨는 요즘 강원 강릉의 한 선착장에서 일용근로자로 지낸다. 아내는 인근 서울 북가좌 1동에 남아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5만원짜리 반지하 집에서 두 아들을 키우고 있다. 그는 가재울의 상가세입자이자 주거세입자였다. 그는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 가장 힘들다”며 한숨 섞인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가재울 뉴타운사업으로 집과 일자리를 잃은 박규남씨(50·가명)가 지난 9일 철거 현장에서 담배를 피워 문 채 공사..
[주거의 사회학]“형제처럼 장사했는데 대부분 백수 돼 흩어졌어” 특별취재팀 | 최민영·이주영·김기범·임아영 기자, 김설아·황성호 인턴기자ㆍ모래내시장 41년생 모임 ‘신사회’ “우리는 모래내시장에서 젊음을 다 보낸 거야.” 지난달 22일 오후 8시 모래내시장 안의 ‘신광갈비’. 신사회(辛巳會) 회원 13명이 월례모임을 시작했다. 신사회는 시장 내 41년생 뱀띠들이 만든 모임이다. 시장에서 알고 지낸 지 40년쯤 되는 ‘형제나 다를 바 없는 사이’들이다. 1991년 결성해 올해로 20년째가 됐다. 모래내시장 뱀띠 동갑내기 모임인 ‘신사회’ 회원들이 지난달 22일 시장내 한 음식점에 모여 추억을 되새기며 얘기꽃을 피우고 있다. | 김창길 기자 회원들의 나이가 벌써 일흔이다. 송춘식씨는 “경기 좋을 때는 계 모임이 8개나 됐는데 다 깨졌고 신사회 하나는 지키고 있다”고 말했..
[주거의 사회학]가재울은 어떤 곳?… 서울의 대표적 서민동네 특별취재팀 | 최민영·이주영·김기범·임아영 기자, 김설아·황성호 인턴기자ㆍ모래내·서중시장 중심 가재울은 2003년 11월 뉴타운 사업 지역으로 지정됐다. 1구역부터 6구역까지 모두 6개 구역으로 나뉘어졌다. 1구역은 2008년 12월에, 2구역은 2009년 6월에 준공돼 아파트 입주가 끝난 상황이다. 1, 2구역은 비교적 규모가 작어 사업이 빨리 진행됐기 때문이다. 3구역은 철거를 마친 뒤 지반정비 작업 중이고, 4구역은 철거작업이 91% 진행 중이다. 5, 6구역은 현재 조합이 설립된 상태로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가재울은 빈손으로 들어온 서민들이 삶을 일구고 가꾼 곳이다. 해방 직후 일본에서 송환되어 온 재일교포들이 먼저 남가좌동에 자리잡았고, 1959년에는 사라호 태풍으로 수재를 입..
[주거의 사회학](1부)뿌리없는 삶-② 가재울 사람들 특별취재팀 | 최민영·이주영·김기범·임아영 기자, 김설아·황성호 인턴기자ㆍ‘원주민 내모는 뉴타운’ 1300만원에 19년 삶터 빼앗아 ㆍ세입자 30인의 그 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과 북가좌동에 걸쳐 있는 가재울은 서울의 4대 시장 가운데 하나인 모래내시장과 다가구·다세대주택에 2만1662가구의 서민을 품은 곳이었다. 그러나 2003년 2차 뉴타운으로 지정되면서 많은 이들이 터전을 떠나야 했다. 대가로 손에 쥔 것은 몇 푼 안 되는 보상비뿐이고, 앞으로 살아갈 일이 막막하기만 하다. 법이 그렇다니 영세가옥주와 주거세입자, 상가세입자들은 마땅히 항의할 곳조차 없다. 2013년까지 10~15층 높이의 149개동, 2만541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나, 돈 없는 이들에게는 방 한 칸 허락되지 않는다. 누구를..
그리운 바다 성산포 5
그리운 바다 성산포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