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898) 썸네일형 리스트형 그리운 바다 성산포 3 다음 카페 ‘김예슬 선언’에선 무슨 일이… 김민아 기자 makim@kyunghyang.comㅣ경향신문 ㆍ고려대생 김예슬씨 ‘대학 거부’ 선언 이후 ㆍ작은 ‘돌멩이’에“심장이 찔린 20대 “거짓희망, 한판 붙자”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 더 많이 쌓기만 하다가 내 삶이 한 번 다 꽃피지도 못하고 시들어 버리기 전에. 쓸모 있는 상품으로 ‘간택’되지 않고 쓸모 없는 인간의 길을 ‘선택’하기 위해. 이제 대학과 자본의 이 거대한 탑에서 내 몫의 돌멩이 하나가 빠진다. 탑은 끄덕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작지만 균열은 시작되었다.” 지난 10일 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 김예슬씨가 대자보를 통해 대학을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자발적 퇴교 선언, 아니 ‘인간 선언’이었다. 경향신문(3월11일자 1면) 보도로 이 사실이 알려졌고, 인터넷 .. “한 인간의 삶을 건 행동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기를” 김민아 기자ㅣ경향신문ㆍ카페 개설자 심해린씨 다음 카페 ‘김예슬 선언’을 개설한 ‘꿈꾸는린’은 이화여대생 심해린씨(경영 3·휴학)다. 심씨는 여러 대학의 학생들이 모여 사회적 실천과 고전 읽기를 하는 ‘대학생 나눔문화’에서 김예슬씨와 고민을 함께한 사이다. “한 인간이 자신의 생을 걸고 피워올린 불씨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사그라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카페를 만들었다. 지난주 ‘ 앞에 교수님들의 양심을 묻습니다’라는 대자보를 이대와 고려대에 붙이기도 했다. “설령 김예슬씨처럼 대학 기득권을 던지지는 못하더라도, 지지건 비판이건 본인이 진리라고 생각하는 대로 말씀해주십시오. 그리고 진리라고 믿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주십시오”라고 외쳤다. 지난 19일 만난 그 역시 자발적 퇴교를 고민하고 있었다. 심해..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6) 그곳에서 집을 마련하는 세 가지 방법 공지영 소설가ㅣ경향신문 ㆍ“집세를 무슨 오만원씩이나, 보일러 놔 달라고 혀” 버들치 시인은 원래 전주 모악산에 살았다. 무당이 살다 버리고 간 곳이라는데 워낙 습하고 응달진 곳이라 장마철이면 벽에서 줄줄 물이 흘러내렸다. 그곳에서 자고 나면 늘 몸이 찌뿌드드하고 개운치 않았다. 그래도 버들치 시인은 공짜로 사는 게 어디냐며 봄이면 꽃도 심고 텃밭도 살뜰히 가꾸며 가을이면 붉은 아기 단풍잎을 창호지에 장식해 뽀얗게 문을 발라 겨울을 준비했다. 어느 해 여름 소설가 한 명과 방송국 PD 한 명이 찾아왔다. 이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서 실컷 책이나 읽으며 휴가를 보내겠다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집을 내어주고 버들치 시인은 서울로 갔다. 산골 집에서 무공해의 벌레 울음소리를 들으며 저녁을 잘 해먹은 것까지는 좋았다.. [주거의 사회학]‘고시원 쪽방’에 몰리는 88만원 세대 특별취재팀 | 최민영·이주영·김기범·임아영 기자, 김설아·황선호 인턴기자ㆍ옆동네 재개발로 고삐풀린 집세 갑자기 올려달라니 또 이사할 수밖에 ㆍ서울지역 고시원 수 2년 만에 20% 증가 ㆍ숙박 목적 거주자만 6만2000명 넘어 사원 전모씨(31)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고시원에서 5개월째 살고 있다. 전씨는 “좁은 것에 대한 답답함을 감수한다면 고시원이 단칸방보다 훨씬 낫다”고 말한다. “보증금과 공과금이 필요없고 출퇴근 교통비가 절약되는데다 월 35만원에 쌀밥과 김치, 라면을 제공하니 혼자 살기에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너무 비좁은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적응하면 괜찮다”며 웃었다. 그런 그도 자신의 삶을 단 두 평의 공간에 압축해 놓은 듯한 고시원 생활을 하다보면 .. [주거의 사회학](1부)뿌리 없는 삶 - ①신 유랑시대 특별취재팀 | 최민영·이주영·김기범·임아영 기자, 김설아·황선호 인턴기자 ㆍ월세·전세… 반지하·옥탑방 전전, 20년을 살아도 서울은 언제나 ‘타향’ 뿌리가 없다. 세입자들은 떠밀린다. 소득보다 더 빨리 오르는 전셋값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세 보증기간인 2년을 채울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집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돈이 될 집, 보다 큰 집, 아니면 자식 교육에 필요한 집을 찾아다니다 보면 5년이 채 안돼 이사를 하는 건 다반사다. 뿌리 없는 삶은 한국 사회에서 일종의 풍토병이라 할 만하다. 자신이 속한 동네와 사회에 관심조차 없어진다. 무관심이 우리 사회의 주된 정서가 된다. 주거는 더 이상 ‘살아가는 집’만의 문제가 아니다. 삶의 문제다.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3명.. [주거의 사회학]어디 사세요? 특별취재팀 | 최민영(사회부)·이주영(산업부)·김기범(사회부)·임아영(전국부) 기자 서울 동대문의 ‘답십리 뉴타운 16구역’. 골목길이 동네 사이를 휘저으며 다세대주택들을 핏줄처럼 잇고 있다. 한때 가족들을 품었던 단독주택들도 올망졸망 들어서 있다. 지금은 유리창과 문짝이 깨지고 뜯겨나간 채 주택도, 골목길도 온기를 잃었다. 벽과 지붕의 뼈대만 남았다. 철거가 시작되자 주민들이 시나브로 떠나 빚어진 살풍경이다. “여기 헐리면 유명 건설회사가 고층 아파트를 올린답니다. 브랜드 중에 제일 비싸다는 그 아파트 말입니다. 세입자만도 1000가구가 넘던 동네인데 이제는 마흔 가구만 남았어요. 지난해 10월, 머뭇거리다간 보증금도 못 받을 수 있다는 풍문이 돌자 주민들이 피란 가듯 급하게 짐을 싸서 떠났죠.” 세입.. [포토다큐, 세상 2010]지도에도 없는 마을 물만골의 봄 물만골(부산) | 사진·글 김창길 기자 ㆍ부산 황령산 계곡 철거민들의 ‘우리동네 지키기’ ‘물만골을 아시나요.’ 부산 황령산 계곡에 자리한 동네다. 예로부터 물이 많이 나는 계곡이라 해서 이런 정겨운 이름이 붙었다. 물만골은 격동의 현대사를 지켜보며 이 땅의 숱한 민초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한국전쟁 때는 전국에서 몰려든 피란민들을 보듬었고, 급격한 산업화 동안에는 뿌리 뽑힌 농촌이주민들의 고향이 됐다. 부산에 큰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쫓겨난 철거민들도 물만골의 너른 품으로 찾아들었다. 물만골의 맑은 물은 외롭고 힘든 서민들의 눈물을 기꺼이 씻어줬고, 타는 목을 축이게 했다. 내일을 살아갈 힘을 보탰다. 이제 물만골은 400여가구 1500여명의 주민들이 서로 어깨를 기대며 살아가는 지역공동체가 됐다.. 이전 1 ··· 90 91 92 93 94 95 96 ··· 1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