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의 사회학 (64) 썸네일형 리스트형 [주거의 사회학](1부)뿌리없는 삶-② 가재울 사람들 특별취재팀 | 최민영·이주영·김기범·임아영 기자, 김설아·황성호 인턴기자ㆍ‘원주민 내모는 뉴타운’ 1300만원에 19년 삶터 빼앗아 ㆍ세입자 30인의 그 후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과 북가좌동에 걸쳐 있는 가재울은 서울의 4대 시장 가운데 하나인 모래내시장과 다가구·다세대주택에 2만1662가구의 서민을 품은 곳이었다. 그러나 2003년 2차 뉴타운으로 지정되면서 많은 이들이 터전을 떠나야 했다. 대가로 손에 쥔 것은 몇 푼 안 되는 보상비뿐이고, 앞으로 살아갈 일이 막막하기만 하다. 법이 그렇다니 영세가옥주와 주거세입자, 상가세입자들은 마땅히 항의할 곳조차 없다. 2013년까지 10~15층 높이의 149개동, 2만541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나, 돈 없는 이들에게는 방 한 칸 허락되지 않는다. 누구를.. [주거의 사회학]‘고시원 쪽방’에 몰리는 88만원 세대 특별취재팀 | 최민영·이주영·김기범·임아영 기자, 김설아·황선호 인턴기자ㆍ옆동네 재개발로 고삐풀린 집세 갑자기 올려달라니 또 이사할 수밖에 ㆍ서울지역 고시원 수 2년 만에 20% 증가 ㆍ숙박 목적 거주자만 6만2000명 넘어 사원 전모씨(31)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고시원에서 5개월째 살고 있다. 전씨는 “좁은 것에 대한 답답함을 감수한다면 고시원이 단칸방보다 훨씬 낫다”고 말한다. “보증금과 공과금이 필요없고 출퇴근 교통비가 절약되는데다 월 35만원에 쌀밥과 김치, 라면을 제공하니 혼자 살기에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너무 비좁은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잠시 머뭇거리던 그는 “적응하면 괜찮다”며 웃었다. 그런 그도 자신의 삶을 단 두 평의 공간에 압축해 놓은 듯한 고시원 생활을 하다보면 .. [주거의 사회학](1부)뿌리 없는 삶 - ①신 유랑시대 특별취재팀 | 최민영·이주영·김기범·임아영 기자, 김설아·황선호 인턴기자 ㆍ월세·전세… 반지하·옥탑방 전전, 20년을 살아도 서울은 언제나 ‘타향’ 뿌리가 없다. 세입자들은 떠밀린다. 소득보다 더 빨리 오르는 전셋값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세 보증기간인 2년을 채울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집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돈이 될 집, 보다 큰 집, 아니면 자식 교육에 필요한 집을 찾아다니다 보면 5년이 채 안돼 이사를 하는 건 다반사다. 뿌리 없는 삶은 한국 사회에서 일종의 풍토병이라 할 만하다. 자신이 속한 동네와 사회에 관심조차 없어진다. 무관심이 우리 사회의 주된 정서가 된다. 주거는 더 이상 ‘살아가는 집’만의 문제가 아니다. 삶의 문제다.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3명.. [주거의 사회학]어디 사세요? 특별취재팀 | 최민영(사회부)·이주영(산업부)·김기범(사회부)·임아영(전국부) 기자 서울 동대문의 ‘답십리 뉴타운 16구역’. 골목길이 동네 사이를 휘저으며 다세대주택들을 핏줄처럼 잇고 있다. 한때 가족들을 품었던 단독주택들도 올망졸망 들어서 있다. 지금은 유리창과 문짝이 깨지고 뜯겨나간 채 주택도, 골목길도 온기를 잃었다. 벽과 지붕의 뼈대만 남았다. 철거가 시작되자 주민들이 시나브로 떠나 빚어진 살풍경이다. “여기 헐리면 유명 건설회사가 고층 아파트를 올린답니다. 브랜드 중에 제일 비싸다는 그 아파트 말입니다. 세입자만도 1000가구가 넘던 동네인데 이제는 마흔 가구만 남았어요. 지난해 10월, 머뭇거리다간 보증금도 못 받을 수 있다는 풍문이 돌자 주민들이 피란 가듯 급하게 짐을 싸서 떠났죠.” 세입.. [도시·사회·시민 이야기](12)생명력 없는 ‘디자인 수도’는 ‘소모품 도시’ 테오도르 폴 김 theodorepaul@naver.com 서울시는 디자인의 성과를 인정받았기에 2010년 세계 도시들과의 경쟁을 통해 세계디자인수도로 서울이 선정됐다고 한다. 또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같은 디자인사업을 통해 서울디자인 발전에 대한 서울시의 확고한 의지·정책성·시정개발계획에 국제적인 인증·관심을 받으려 한다고 한다. 그러나 도시는 인류 역사와 문화의 총체적 장소이지 상품이 아니다. 세계디자인수도협회라는 사립단체가 감히 다른 도시와 비교·심사해서 선정할 수 없으며, 도시에 국제적 인증을 부여해 평가한다는 것 자체도 이치에 어긋나는 말이다. 따라서 서울시의 이 행사는 업적과시·홍보를 위해 세계디자인수도협회라는 단체를 이용한 것밖에 그 이상의 의미도 가치도 없다. 도시의 정체성은 기괴한 건축물의 건.. [도시·사회·시민 이야기](11)권력자 욕망에 의한 4대강 사업 테오도르 폴 김 theodorepaul@naver.com ㆍ자연의 재탄생 아닌 과대망상… 물고기·철새·사람 내쫓는 파괴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은 다음 두 원칙이 지켜져야 정당성을 가진다. 첫째는 장마와 가뭄 피해 방지며, 둘째는 자연생태계가 보존된 관광·휴식·문명 장소의 탄생이다. 그런데 첫 번째 원칙이 두 번째를 장악한다면 이 정책은 건설이 아닌 파괴로 둔갑한다. 자연생태보존은 이미 형성되어 있는 동식물군의 생태계에 지역성을 고려한 새로운 자연환경의 탄생을 의미하지 지역 전체를 불도저로 싹 쓸어내고 콘크리트 구조물로 단정하게 꾸미는 것이 아니다. 관광·휴식의 장소란 계절과 시간에 따라 변하는 지역 고유의 자연생태계(동식물군)를 조성하는 것이지 유럽형 주택·관광단지를 개발하여 강변을 참혹한 부.. [도시·사회·시민 이야기](10) 인간 영혼과 존재성 담아야 ‘성스러운 도시’ 테오도르 폴 김 theodorepaul@naver.com ㆍ정치·경제만으로 지배되면 지역 차별·사회 분쟁 야기 도시는 인간의 삶이 연출되는 무대로 시나리오를 배경으로 만들어진다. 삶이라는 연기는 시나리오를 준수하는 연출가인 정치가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 시나리오는 ‘더불어 살다’라는 주제로 사회·경제·정치·문화·인류·환경이라는 6개 분야의 소재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감동적인 예술의 연기가 창출된다. 만일 6개 분야가 균형의 원칙을 무시하고 각각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다면, 그 도시에서 연출되는 삶은 정치·경제 두 분야의 권력에 지배되어 불균형의 사회로 전락하고 만다. 사회 분야는 삶에 믿음과 의지를 불러일으키고, 문화는 아름다움과 진리를 만들며, 인류와 환경은 자손 번영과 지구 보전의 역할을 한.. [도시·사회·시민 이야기](9)‘서울디자인’ 도시 정체성이 없다 테오도르 폴 김 theodorepaul@naver.com ㆍ조선총독부 등 역사적 장소 없애고 무분별한 재개발로 민족 정기 말살 도시의 정체성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하는가? 만일 도시가 ‘살기 편하다’는 기능만으로 만들어졌다면 그곳은 빽빽하게 배치된 고층아파트만 가득할 것이다. 파리 근교 ‘천국’이라는 고급아파트에 사는 어느 부인은 “커다란 콘크리트건물 구멍 안에 사는 두더지 같다. 먼지나 소리 없이 조용한 이 아파트가 감옥같아 고통스럽다. 시간이 빨리 가라고 창문 아래의 자동차 숫자나 세고 있다”고 말한다. 모양은 천국이지만 실제 삶은 지옥인 것이다. 도시는 인간의 삶이 연출되는 무대로, 훌륭한 연기는 시나리오에서 만들어진다. 사람들이 볼 연극을 선택할 때 광고보다 줄거리를 챙기고, 표지의 화려함보다 내용.. 이전 1 ···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