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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바다 성산포 1
[김제동의 똑똑똑](1)소설가 이외수 화천 | 정리 이영경 기자 ㆍ“연예인이건 작가건 시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별’을 보러 갔다. 밤길을 달려 강원도 화천땅으로 갔다. 가는 길에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하늘엔 별, 화천땅에는 이외수가 있다’라고. ‘함께 가자’, 순식간에 팔로어-댓글 다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그랬다. 젊은시절 젓가락을 던져 벽에 꽂고, 몇날 며칠 잠도 안자고 술을 마셨다는, 잘 씻지도 않았다는 기인. 방송 때문에 스치듯 뵌 적은 있지만 본격적으로 마주앉아 보고 싶었다. 김태원, 김C, 윤도현 형이 ‘싸부’로 모신다고 자랑할 때 ‘나도 끼워줘’라고 칭얼댔다. 나에게 소설가 이외수는 마치 ‘담을 없앤 한옥’ 같은 느낌이었다. 과연 그랬다. 김제동씨가 23일 밤 강원 화천의 감성마을을 찾아 소설가 이외수씨를 만..
[오기사의 여행스케치]보이지 않는 도시들 - 시드니(호주) 오영욱 | 건축가·일러스트레이터 파리 에펠탑과 더불어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가장 널리 알려진 도시의 상징입니다. 아무리 진부한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시드니에 가서 오페라하우스의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을 겁니다. 세계의 수많은 도시들 역시 자신을 대표하는 독특한 건축을 갖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한편으로 여러 자본 세력들도 스스로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해 상징적인 건물을 짓고자 애를 씁니다. 그런데 사실 강한 목적을 갖고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어쩐지 정이 가지 않습니다. 연예계에서 기획된 스타보다는 꾸준하게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 이에게 더욱 끌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지금도 많은 도시들에선 그곳의 랜드마크가 되고픈 건물들이 세워지고 있습니다. 문득 나를 버려야 나를 찾는다는 말이 생각납..
[이철수의 돋을새김]‘매화’
[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2)버들치 시인의 노래 공지영 | 소설가ㅣ경향신문 봄 햇살·그윽한 향… 그래, 욕망할 것들 너무 많다 헛간 장작더미에 산새가 알 낳았다고 장작에 손도 못 댄 채 그 겨울 냉방으로 산 시인“잘생긴 버들치 시인님의 씨를 받고 싶어 왔습니다” 지리산과 섬진강의 생명을 잉태하고 싶은 여성들이 그런 시인을 알아보는 것은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아직 덜 핀 매화 봉오리를 따서 찻잔에 넣으면 이렇게 활짝 피어난다. 지난 가을에 버들치 시인이 말린 곶감도 곁들였다. | 이원규 시인 촬영지리산 동네를 통틀어 길이 막히는 곳이 딱 한 군데 있다면 그건 바로 버들치 시인의 집일 것이다. 원룸 형태인 그의 집에 먼저 온 손님이 있으면 다음에 온 사람은 그 집 마당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나 역시 그렇게 먼저 온 손님이 가기를 기다릴 때가 많았다. 서울 연..
[경향과의 만남]연재 ‘초원 실크로드…’ 완결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 글 김민아·사진 김문석 기자 makim@kyunghyang.com ㆍ“옛날 광개토왕·장수왕이 넘나든 길 지날 때는 가슴 뭉클”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이 또 하나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9년 2월부터 경향신문에 연재해온 ‘초원 실크로드를 가다’ 시리즈를 1년 만에 완결지은 것이다. 마지막회가 게재된 지난 10일 문명교류연구소에서 만난 정 소장은 70대 중반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건강하고 의욕이 넘쳤다. 지금까지 수십 차례 실크로드를 찾았다면서도 실크로드에 지치지 않은 듯했다. 실크로드의 세 가지 길 가운데 오아시스로(육로)와 초원로 탐사는 마쳤으니 해로(바닷길) 탐사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했고, 하고 싶은 연구와 쓰고 싶은 책이 많다고도 했다. 그러나 세간에서 궁금해하는 개인사에 대해..
[이철수의 돋을새김]‘도시의 야경’ 이철수
[오기사의 여행스케치]보이지 않는 도시들 - 호찌민(베트남) 오영욱 | 건축가·일러스트레이터 처음 베트남 땅을 밟았습니다. 익히 알려진 대로 거대한 오토바이의 군무와 그에 수반되는 경적 소리에 잠시 정신을 잃습니다. 얼마 후 복잡하게 얽힌 전깃줄과 간판들 사이에서의 혼란에 익숙해지자 특이한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건물들의 모양입니다. 구시가 쪽에서 줄곧 보이는 콘크리트 건물들은 좁고 긴 형태입니다. 도로에 4~5m 정도 면하고 뒤로 길게 이어진 채로 저마다의 높이를 갖고 있지요. 앞에서 보면 호리호리하고 옆에서 보면 푹 퍼진 형국입니다. 날씬한 집들이 서로 어깨를 맞대고 있는 정면에서의 모습은 마치 다양한 얼굴의 사람들이 나란히 서있는 느낌입니다. 1층엔 보통 그 건물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의자를 갖고 나와 앉아있는데 건물의 입면과 앉아 있는 사람의 표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