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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의 수하한화]원자력과 인간성 상실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고리 원전 1호기의 냉각 시스템이 12분간 중단 상태에 있었다고 한다.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더 놀라운 것은 한 달 뒤에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됐다는 사실이다. 사고 낌새를 우연히 알아챘던 한 시의원이 없었더라면 이 사건은 끝내 은폐됐을 것임이 확실하다. 그렇게 볼 때, 12분 후 전원이 회복되었다는 것도, 회복되었으니 이제는 안심해도 된다는 말도 과연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원전이란 원래 가공할 위험성을 내포한 시설이지만, 고리 원전 1호기는 유별나게 사고가 빈번한 핵 시설로 이미 널리 알려져 왔다. 설계 수명대로 폐쇄해야 마땅한 노후시설을 무리하게 연장 가동함에 따른 필연적 현상이다. 지금까지 중대사고가 없었던 것은 기적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원전당국이나 정부..
[김종철의 수하한화]녹색정치의 가능성, 언제쯤 열릴까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총선 결과는 실망스럽기 이를 데 없다. 선거란 무엇보다 집권세력의 공죄를 준엄하게 심판하는 행위여야 하고, 그 심판은 민주주의의 존속에 불가결하다. 이것은 초보적인 진실이다. 그런데 딴 것은 젖혀두고, 현 정권은 민간인 사찰 문제 하나만으로도 엄중한 정치적 단죄를 받아야 마땅했다. 사찰이란 민주주의를 근원적으로 파괴하는 가장 비열한 통치 방식이다. 개인적 약점을 캐내 정치적 저항이나 반대 목소리를 침묵시키려는 게 ‘사찰’의 동기이기 때문이다. 그런 짓을 끊임없이 자행했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는 상황에서의 선거였음에도, 집권세력이 또다시 국회 제일권력을 차지하는 기이한 사태가 발생했다. 이 나라 민주주의의 침체를 보여주는 서글픈 증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이번 선거..
[낮은 목소리로]이정희와 이정희 강광석|전농 강진군 정책실장다음(daum)에 ‘이정희’를 입력하면 많은 ‘이정희’가 나옵니다. 대학교수, 현대무용가, 연극인, 스포츠 선수, 기업인 등 다양합니다. 흔한 이름이죠. 제 인생에는 이정희가 두 명 있습니다. 학생시절 같은 과에 이정희 선배가 있었습니다. 1학년 때, 한 시대를 풍미한 민중가요 ‘가야 하네’를 처음 가르쳐준 선배입니다. 그는 모르는 노래가사가 없었습니다. 그는 후배들에게 가사를 불러주는, 말하자면 가사 도우미였습니다. 가사 도우미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노래의 흐름과 분위기, 노래하는 사람의 감정상태까지 파악해 때론 축약하고, 때론 음률을 섞어가며 추임새처럼 넣는 고난도 기술의 소유자였습니다. 고향이 부산이었고 재수를 했던 것 같고 살집이 풍부하고 얼굴에 여..
[낮은 목소리로]농민 울리는 비료값 강광석 | 전농 강진군 정책실장 며칠 있으면 3월입니다. 벌써 한 해 농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고추 모종은 하우스에서 잘 크고 있습니다. 논과 밭에 퇴비를 뿌리는 농민들도 있습니다. 보리를 간 농민들은 1차 웃거름을 주었습니다. 농기계 수리 센터에서 트랙터와 관리기를 손보는 농민들도 늘었습니다. 친환경 우렁이농법 신청도 마무리되었습니다. 아직 겨울 뒤끝인지라 마을회관은 붐빕니다. 후보자들 자신이 직접 쓴 것 같지 않은, 출판기념회에 동원되었을 책들이 나뒹굴고 명함이 수북이 쌓여 한 인물이 다른 인물을 보고 마냥 웃습니다.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이곳 시골에도 거센 정치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라 말하는 민주통합당 후보와 ‘이제는 과거와 헤어져야 할 시간’이라 말하는 통합진보당 ..
[사설]가속화하는 농촌해체 어떻게 할 것인가 농가 인구가 급격히 줄고 있다. 농사를 짓는 인구 10명 중 9명이 50세 이상이다. 그중에도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고, 농가 경영주도 3명 중 1명이 70세 이상이다. 통계청이 엊그제 발표한 ‘2011년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 현재 농가인구는 296만2000명으로, 2010년 말 306만3000명에 비해 3.3%가 줄었다. 2002년 농가인구 400만명선이 붕괴되고, 지난해 300만명이 무너지면서 농촌 해체의 위기감이 가속화되고 있다. 농촌의 평균 가구원수는 2.55명이고, 2인가구가 전체 농가의 48.7%를 차지한다. ‘65세 이상’ 노인비율인 고령화율의 진행속도도 빨라졌다. 지난 5년간 농촌 면단위 다문화 가족의 출생인구 증가(7.5명)가 전국 평..
꽃이 있는 풍경(41) - 사랑 그대로의 사랑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이른 아침 감은 눈을 억지스레 떠야 하는 피곤한 마음속에도 나른함 속에 파묻힌채 허덕이는 오후의 앳된 심정속에서도 당신의 그 사랑스러운 모습은 담겨있습니다./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층층계단을 오르내리며 느껴지는 정리할 수 없는 감정의 물결속에도 십년이 훨씬 넘은 그래서 이제는 삐걱대기까지 하는 낡은 피아노 그 앞에서 지친 목소리로 노래를 하는 내 눈 속에도 당신의 그 사랑스러운 마음은 담겨 있습니다./(중략)/ 내가 당신을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건 당신께 사랑을 받기 위함이 아닌 사랑을 느끼는 그대로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유영석 '사랑 그대로의 사랑'》 그냥 이대로,..
꽃이 있는 풍경(40) - 생즉사 사즉생(生則死 死則生) 생즉사 사즉생(生則死 死則生), 불확실한 경기전망과 어려워진 회사사정에 작년 내내 되뇌였던 말입니다. 다행히 지금까지 살아남긴 했지만 작년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측에 다시 떠올려 보지만 회사에 남고 떠나는 것이 목숨까지 걸 일인가? 싶어 씁쓸한 오전입니다. 월급쟁이, 도시생활 뒤로하고 그냥 흙에 살리라! 그러면 안되는 세상인가요? (2011년 4월 17일 어제 우리집 10평 텃밭, 꽃은요? 저그 있잖습니까, 빨간...=3=3=3)
꽃이 있는 풍경(39) - 섬진강 매화 꽃을 보셨는지요 매화꽃 꽃 이파리들이 하얀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날리는 섬진강을 보셨는지요/ 푸른 강물에 하얀 모래밭 날선 푸른 댓잎이 사운대는 섬진강에서 서럽게 서 보셨는지요/ 해 저문 섬진강가에 서서 지는 꽃 피는 꽃을 다 보셨는지요/ 산에 피어 산이 환하고 강물에 져서 강물이 서러운 섬진강 매화꽃을 보셨는지요/ 사랑도 그렇게 와서 그렇게 지는지 출렁이는 섬진강가에 서서 당신도 매화꽃 꽃잎처럼 물 깊이 울어는 보았는지요/ 푸른 댓잎에 베인 당신의 사랑을 가져가는 흐르는 섬진강 물에 서럽게 울어는 보았는지요《김용택詩 '섬진강 매화 꽃을 보셨는지요'》 지금 섬진강에는 매화가 한창이겠지요. 오늘 같은 봄날엔 그저 하염없이, 섬진강 물길 따라 매화 꽃길을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강물도, 내 마음도, 매화 그늘 아래 흔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