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흔적 남기기

(275)
꽃이 있는 풍경(33) - 2009년 이 맘 때의 봄 4월 한 달간의 주말스케줄이 다 채워졌습니다. 그리 바쁘게 사는 것 별론데 하면서도 갈 곳도, 할 일도 너무 많은... 내 인생에서 이렇게 살 팔자도 있었구나 생각하니 웃음이 납니다. 오늘에야 그 유명한 책을 받아보았습니다, 무려 652쇄. 생각지도 못하던 아픈 구석구석을 콕콕 찌르지만 이렇게 이야기를 해줘야 알아듣는 건지, 그 시인들의 외마디 비명들은 시에선 알아들을 수가 없는건지? 《그대 좌절했는가? 친구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그대만 잉여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가? 잊지마라. 그대라는 꽃이 피는 계절은 따로 있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대, 언젠가는 꽃을 피울 것이다. 다소 늦더라도, 그대의 계절이 오면 여는 꽃 못지않은 화려한 기개를 뽐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고개를 들라. 그대의 ..
꽃이 있는 풍경(32) - 작년의 오늘엔 2011년 오늘을 되돌아봤습니다. 출근길 목련이며 개나리이야기와 처음 시작했던 텃밭이야기를 주로 했군요. 그로부터 지난 한해,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만큼 우리의 혜안도 깊어졌을 것입니다. 산다는 것, 꿈결같을 때도 많지만 지난 시간들이 헛되지 않은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지금 섬진강에는 매화가 한창이겠지요. 봄비의 속삭임에 더러는 피고 더러는 지고 있을까... 오늘 같은 봄밤엔 그저 하염없이, 섬진강 물길 따라 매화 꽃길을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강물도, 내 마음도, 매화 그늘 아래 흔들리며, 흔들리며.. 그렇게요. - 출처 : CBS FM 저녁스케치 939 》 (2012년 3월25일 양평 두물머리, 다시 蓮으로 가득할 이 곳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꽃이 있는 풍경(31) - 破盆蘭逃 題破盆蘭花圖(제파분란화도)/鄭燮(정섭, 청나라) 春雨春風寫妙顔(춘우춘풍사묘안)/봄비 봄바람에 예쁜자태 본떠져서 幽情逸韻落人間(유정일운락인간)/조용한 정취 편안한 운치로 인간세상에 태어났다가 而今究竟無知己(이금구경무지기)/지금껏 살펴 보아도 알아줄 이 없어서 打破烏盆更入山(타파오분갱입산)/까만 화분 깨뜨리고 다시 산으로 들어가네 (2009년 6월 3일 김해 장유사, 봄 맞나? 으으~ 추워!)
꽃이 있는 풍경(30) - 春來不似春 아름답고 향기롭고 하지만 애처럽고 쓸쓸하고… 이 좋은 봄날들에 대한 만감이 어지럽게 교차합니다. 春來不似春, 漢말기 흉노의 왕 선우에게 바쳐진 궁녀 왕소군의 심정을 대변한 詩라는데 지금의 정치상황이나, 어려워진 회사사정만 생각해도 꽃은 피건만 봄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일 것입니다. 마음이 가라앉다 못해 무덤덤해진 4월의 시작, 그래도 기운내야겠죠? (2012년 3월 25일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튜울립 같기는 한데 맞나유?)
꽃이 있는 풍경(29) - 4월의 노래 계속 들떠있었던 모양입니다. 조그만 일에도 예민해지더니 한 박자 쉬었다 가라고, 마음 좀 다독이라고 봄이 오는 길목에서 차분히 봄비가 내립니다. 박목월 가 절로 떠오르는 3월의 마지막 금요일... 목련꽃 그늘 아래서 /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 별을 보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2012년 3월 25일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꽃? 한 열흘만 기다려..
꽃이 있는 풍경(28) - 내게 강 같은.. 지금처럼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교감하게 되면서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저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느낄수 있습니다. 당신에게서 발원하여 구비구비 흘러가는 사랑이라는 강물에 이제는 그 모든 분들의 좋은 기운까지 더해져 저를 살게 하고 세상을 살게 합니다. 참 좋은 당신, 그대 이름도...꽃! (2012년 3월 25일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꽃이 있는 풍경(27) - 내가 세상에 태어난 것은 'I was born to love you.' Queen의 곡들 중에서도 더 애착이 가는 노랩니다. 굳이 찾아듣진 않아도 가끔 오늘처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면 한 때는 막연했던 노래의 가사들이 당신때문에 분명해지고 온통 당신생각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노래 한 곡에서도 행복을 느끼게 하는 당신은...꽃? 어느 꽃인들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있겠습니까, 사랑하려고 태어나지 않은 꽃도 어디 있겠습니까? - 마눌님께 드리는 오늘의 문자 中에서 (2012년 3월 25일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꽃이름? 전 포기! 안되겠다, 사람불러야겠다, 그치?)
꽃이 있는 풍경(26) - 흐르는 강물처럼 가득했으나 비어 있는 것들, 떠나고 흘려보낸 것들에 대한 아득하고 아련한 그래서 공허하고 아픈… 늘 내 안에 있었던 나를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풍경에게, 그리고 사물들에게 반성문이라도 써야 할 것 같은 오늘, 흐르는 강물처럼 모든 것이 아득하게만 느껴집니다. - 곽효환 시집『지도에 없는 집』중에서 일부 인용 이 좋은 봄날, 자꾸만 가라앉는 마음을 어떡하면 좋을까요? 이래서 물가에서는 사는게 아니라더니 고작 이틀가지고도 강물타령입니다. (2012년 3월 25일 양평 두물머리, 꽃? 비어있지만 금새 가득 할 걸요^^)